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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주고 떠나는 노동자들 “휴가도 돈 내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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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여름 휴가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휴가를 가기 위해 자신의 돈으로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휴가 갈 권리도 못 누리고, 말 그대로 휴가를 사는 건데요.

이들의 실태를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여름 휴가를 가기 위해 경비원 경력이 있는 지인에게 근무를 부탁했습니다.

대가로 건넨 돈은 일당 12만 원.

[OOO/아파트 경비원 : "가족들하고 일정을 잡아놨을 거 아닙니까.그렇게 해서라도 가야 하니까..."]

대부분 24시간 맞교대 근무다보니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근무를 부탁하는 이른바 '품앗이 근무'는 연속 3일, 72시간 근무가 돼 부담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용역업체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도 사실상 경비원 스스로 대체근무자를 찾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 설문조사 결과 아파트 경비원의 55%가 휴가 갈 때 일당을 주고 대체근무자를 구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보조사업이나 위탁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은 매일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업무 특성상 휴가를 가려면 일당을 주고 사람을 구하기도 합니다.

[재가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내 사비로 우리가 시간당, 작년 같은 경우는 9천5백 원이면 언니, 내가 그냥 만 원 줄게. 4만 원 줄게. 며칠만 일 봐줘."]

'돈 주고 사는 휴가'의 이면에는 고용 불안이 숨어있습니다.

대부분 1년 미만의 계약직이다보니 해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휴가를 가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 광주광역시의 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대체근무자를 지정해 놓지 않고 휴가를 다녀왔다며 해고됐다 소송 끝에 복직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익/노무사 : "근로자가 휴가를 갔을 경우에는 사업주가 경영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업무공백이 생기는 부분을 인사관리를 통해서 사업주가 조달하는 거지..."]

휴가를 돈으로 사는 근로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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