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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이끄는 ‘민간인권전선’ 부의장 피고 찬 “폭도 아닌 홍콩 시민의 힘 입증…흐르는 물 같은 집회로 맞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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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987’에 감명”

31일 대규모 집회 예고

경향신문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민전)의 부의장인 피고 찬(鄭皓桓·22·사진)은 19일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중국이 우리를 두려워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무력개입 우려가 최고조에 다다랐지만 최루탄도, 물대포도 없이 빗속의 평화로운 우산행렬로 마무리된 전날 시위를 평가한 것이다. 그는 6·10 민주항쟁을 다룬 한국 영화 <1987>을 감명 깊게 봤다고 했다.

찬 부의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송환법 반대 시민들을 폭도라고 규정했지만 어제 시위를 통해 홍콩 시민들이 이성적이고 평화적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170만 홍콩 시민들은 성숙한 행진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는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힘이 강해지고 안전해진다”면서 “폭력이 아닌 시민의 힘으로 5대 요구를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중앙정부가 무장경찰을 동원해 위협하고 있지만 시민들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날 ‘유수(流水·흐르는 물)식 집회’ 방식을 거론했다. 홍콩 경찰은 민전의 사전 집회 신고에 대해 ‘폭력사태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불허했다. 이에 민전은 경찰의 거리행진 불허 방침을 일부 수용해 빅토리아 공원에서 수십분간 집회를 진행한 후 순차적으로 행진하는 유수식 집회를 했다.

찬 부의장은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보낸다면 맞서지 않고 그들이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모일 수 있다”면서 “무력충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여러 가지 비폭력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행진을 막았지만 전날 유수식 집회를 생각해낸 것과 같이 비폭력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민전은 오는 31일에도 평화적인 분위기의 대형 집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찬 부의장은 영화 <1987>(홍콩명 역권공민·逆權公民)을 봤다면서 “많은 홍콩인들이 (영화를) 봤고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젊은이들의 행동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에 나온 시민들이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도 그 같은 어려움 속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내지 않았느냐”면서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어떤 압력도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찬 부의장은 “민주주의, 자유, 공의를 쟁취하는 것은 항상 매우 어려운 일이고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도 했다. 찬 부의장은 “언젠가 한국의 친구들과 민주·자유·법치를 토론하고 함께 민주화 경험을 토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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