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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이 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영화 '커런트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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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커런트 워'
[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19세기 미국. 우리가 잘 아는 발명왕 에디슨과 천재 테슬라·사업가 웨스팅하우스 사이에서는 전력 송전 방식을 두고 불꽃 튀는 대결이 벌어진다.

이는 단순히 전기 사업을 누가 하는지의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전기 공급의 표준을 누가 설정하는지와 관련된 것이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커런트 워'는 '전류(current) 전쟁'이라는 제목처럼 에디슨과 테슬라,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 컴퍼니와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컴퍼니 사이에 전기를 두고 벌어진 치열한 대결을 소재로 한 영화다.

1880년대 미국에서 이미 유명 발명가로 이름을 떨친 토머스 에디슨(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은 미국 전역에 전기를 놓으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그는 직류 전기를 그 방식으로 선택한다. 그의 회사에 고용된 니콜라 테슬라(니콜라스 홀트)가 교류 전기의 효용성을 주장하지만, 직류에 대한 에디슨의 집착은 꺾이지 않는다.

한편, 기관차 에어 브레이크를 보급한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조지 웨스팅하우스(마이클 섀넌)는 에디슨의 직류가 장악한 전기 시장에서 교류 전기로 도전장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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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워'
[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웨스팅하우스의 교류 전기가 세력을 넓혀가자 위기감을 느낀 에디슨은 "교류 전기가 위험하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에디슨과 테슬라를 영입한 웨스팅하우스는 1893년 시카고 박람회를 놓고 마지막 결전에 돌입한다.

19세기 미국에서 펼쳐진 전기 전쟁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에디슨과 테슬라 외에 다른 인물은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는 테슬라보다 에디슨의 더 강력한 라이벌로 내내 그려지지만, 그에 대한 사전 정보는 영화 시작과 함께 나오는 자막이 전부다.

연출도 다소 불친절하다.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의 경쟁 구도를 그리면서 양측을 번갈아 보여주는 연출은 필수불가결할 수도 있지만, 내용이 툭툭 끊기고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양측을 오가면서 서술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물의 내적 갈등이나 감정 변화를 일관성 있게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우선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객의 관심을 받는 데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토머스 에디슨을 베네딕트 컴버배치, 에디슨의 비서 사무엘 인설을 톰 홀랜드, 니콜라 테슬라를 니콜라스 홀트가 각각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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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워'
[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BBC TV 시리즈 '셜록'으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고집스럽고 승부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에디슨을 적절하게 표현해냈다. 전기 전쟁에서 누가 이기고 졌는지를 이미 아는 관객으로서는 에디슨의 고집스러움이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다.

영화는 문명 발전에 따른 장단점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전기 발명이 감전 의자를 탄생시켰듯, 문명이 발전할수록 그에 따른 문제 역시 불가피하다는 점도 놓치지 않는다.

제목인 '커런트 워'는 중의적으로 읽히기도 한다. 전류 전쟁이면서 현재의(current) 전쟁이라는 뜻도 된다. 140년 전, 전기 공급과 관련해 누가 표준이 되는지 전쟁이 벌어졌듯, 현재도 표준이 되기 위한 전쟁은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과거보다 더 치열해졌다.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로 2015년 제31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알폰소 고메스-레존 감독이 연출했으며 '올드보이'(2003), '아가씨'(2016) 등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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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워'
[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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