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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던 노인들…1.5평 '달방' 삶이 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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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3명 장기투숙객…2명 폐지 주워와"

소방당국 "건물 노후해 거주자 대피 어려움"

목격자 '펑' 소리 진술, 부탄가스 폭발 추정

10명 주소지 등록, 사망자는 다른곳 주소지

전북CBS 남승현 기자

노컷뉴스

9일 오전 4시쯤 불이 난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인덕여인숙'.(사진= 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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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속 외딴 섬 같은 여인숙에서 잠을 자던 장기 투숙객 3명이 화마에 휩싸였다. 폐지 줍는 노인과 신원미상의 여성은 12만 원짜리 1.5평 달방에서 생을 마감했다.

9일 오전 4시쯤 불이 난 곳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인덕여인숙'. 1972년 4월 1일 개업한 여인숙은 72.94㎡(22.1평) 면적에 방 11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 불로 여인숙 3번째 방 김모(83·여)씨와 7번째 방 태모(76)씨, 8번째 방 신원 미상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폐쇄회로(CC)TV를 보면 여인숙에 들어간 사람은 숨진 3명이 전부"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86명과 장비 30대를 투입해 오전 6시 5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각각의 객실에서 발견된 이들은 외부로 대피하지 못했다.

잠이든 심야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한 데다 불길이 이미 거셌을 때 신고가 들어와 피해가 컸던 것 같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또, '펑' 소리가 났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부탄가스 더미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건물이 목조로 지어졌고 주변에 보일러용 경유 200ℓ 2통이 있어 불길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외부로 화염이 분출된 상태였고 화재진압 초기에 건물이 붕괴했다"며 "화재 인지와 신고가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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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4시쯤 불이 난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인덕여인숙'(오른쪽 사진= 전북소방본부, 왼쪽 사진= 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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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난 여인숙에는 총 10명이 주민등록 상 주소지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숨진 김씨 등 3명의 주소지는 여인숙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3번째 방에서 발견된 김씨는 관리인 역할을 해왔고 태씨와 함께 고물을 주우며 생계를 유지했다. 이들이 주워온 고물은 불이 난 여인숙을 가득 채웠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은 "김씨는 여인숙에서 30년간 살아오며 함께 지냈다"며 "김씨와 태씨는 폐지 등 고물을 모아 고물상에 팔았다. 신원미상의 여성은 김씨와 안면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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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4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있는 인덕여인숙에서 불이 난 구조도. (사진= 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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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인덕여인숙' 관리인 김모(59)씨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할아버지(태씨), 할머니(김씨)가 폐지를 매일 주워와 집에 쌓아 뒀다"며 "한 달 전쯤 여인숙에 갔을 때 김씨와 태씨만 봤다. 또 다른 숨진 여성은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달방 요금이 12만원가량인 것으로 아는데, 김씨가 살면서 관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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