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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갑질 막아달라" 여동생이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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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갑질 경영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청원인은 스스로 정 부회장의 여동생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주)서울PMC(옛 종로학원)에서 벌어지는 대주주의 갑질 경영에 대한 시정요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이 청원글은 국민 청원 요건에 따라 사명 등이 가려진 상태다.

청원인은 “아들이라는 이유로 (종로학원 창업자인 아버지로부터) 다수의 지분을 증여받은 정 부회장은 위법과 편법으로 자신의 지분을 늘렸다”며 “심복들을 회사 임원으로 앉혀두고 17%가 넘는 지분을 가진 주주인 저에게는 회계장부조차 열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도움을 구하기 위해 국민청원에 이른 것이다”고 청원 배경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정 부회장의 위법 및 편법 사항들을 총 8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정 부회장은 가족들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회사의 자금을 운영하며 자신의 지분을 늘렸고, 이 과정에서 제 이름과 도장을 도용한 문서들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 부회장이 학원에 나가지도 않으면서 월급뿐 아니라 ‘종로학원’이라는 상표권을 개인 소유로 하여 매년 3억원의 로열티를 받았고, 2015년 학원사업을 매각하며 상표권만 별도로 매각해 사욕을 챙겼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정 부회장이 신규 사업을 하겠다며 학원사업이나 금융이 아닌 친환경 농산물의 재배, 판매를 한다. 서울PMC는 이런 사업에 아무런 경험이 없다”며 “제가 요구한 신규 사업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도 단 1장의 자료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한 거액의 현금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운영하기 위해 내세운 명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가족 내부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저희 가족은 지난 2월에 어머니를 갑작스러 병으로 잃었다. 그런데 (정 부회장으로부터)장례식장 조문객의 방명록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며 “그 결과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저희를 위로하고자 장례식장을 찾아주셨던 많은 지인들에게 제대로 인사조차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모친상을 당한 바 있다.

이어 “더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살아계신 아버지를 저희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거처를 옮긴 채 알려주지도 않고 모든 연락을 차단해버렸다”며 “현재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 상태라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의 아버지를 격리시켜 다른 자식이나 심지어 손주들에게까지 만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런 대주주의 갑질경영과 횡포는 비단 서울PMC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며 “이런 일의 시정이 앞으로 다른 많은 기업에서 일어나는 대주주들의 전횡을 막는 선례가 될 뿐 아니라 수많은 소수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또 하나의 걸음이 될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나서서 서울PMC 경영상황에 대한 감사와 합당한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현대카드 측은 “해당 청원 글은 정 부회장 동생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도 포함돼 있다”며 “정 부회장 가족 등과 관련된 문제는 상세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PMC는 현대차그룹과 사업 관련성이 없지만 최대 주주인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총수인 정몽구 회장의 둘째사위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계열사로 편입된 상태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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