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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시민구단 호황+축구인기 급증+순위싸움 치열…K리그, '계속 불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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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구-경남 맞대결이 지난 17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만원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K리그가 불타오르고 있다.

여러 호재 속에 출발한 2019년 K리그가 늦여름까지 열기를 이어가며 흥행 러시를 지속하고 있다. 전체 38라운드 가운데 3분의2 가량이 흐른 지난 17일 주목할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1부와 2부가 동시에 지난 시즌 총관중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수치상으로 볼 때 지난해보다 올해 총관중이 50% 이상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 축구계에서는 시·도민구단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K리그 전체 파이가 커졌고 전북의 독주가 끝나면서 ‘경쟁의 재미’에 팬들이 매료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올해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이어진 좋은 성적들이 축구 자체의 관심을 늘리는 기폭제 구실을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의 지역 밀착 사업과 유소년 육성도 효과를 보고 있다.

K리그1은 지난해 총 관중 124만1320명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는 26라운드 6경기 중 4경기가 열린 17일 이 수치를 넘어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부터 유료 관중만 집계해서 발표하고 있는데 17일까지 ‘돈을 내고’ 축구장에 들어온 사람 수는 125만575명이다. 지난해 26라운드까지 입장한 유료 관중이 100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81만3618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기간에 55.5%의 관중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올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8121명으로 지난해 5216명보다 3000여명 가까이 앞선다. 공교롭게 2부리그도 17일 총관중 31만2488명을 기록해 지난 시즌 총관중 31만627명을 돌파했다.

1~2부 가릴 것 없이 K리그가 모처럼 호황을 누린 배경엔 시·도민구단의 흥행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7만을 수용할 수 있는 큼직한 종합운동장 대구스타디움에서 홈 경기를 하던 대구가 대표적이다. 대구는 올해 개막과 함께 DGB대구은행파크를 완공, 1만2000여명의 축구전용구장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평균 관중 1만377명을 기록하며 서울(1만7776명), 전북(1만4388명) 등 두 빅클럽 다음으로 관중이 많은 구단이 됐다. 지난해 3429명에서 무려 202.6%나 상승했다. 도심 재건 사업의 하나로 신축된 DGB대구은행파크는 이제 대구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관중이 알루미늄 스탠드를 박차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쿵쿵 골~’ 응원은 대구시민들이 꼭 한 번 하고 싶어하는 이벤트가 됐다.

성남과 인천 등 수도권의 두 시민구단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승격한 성남은 지난해 평균 2326명에서 올해 6146명으로 164.2%의 관중 증가를 기록했다. ‘승격 효과’와 더불어 은수미 성남시장의 관심, 탄천종합운동장 개보수 기간에 옛 도심인 성남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를 치른 것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인천은 충청향우회장을 맡고 있는 전달수 대표이사의 노력이 크다. 인천광역시 300만 인구 중 범충청권 인구가 170만에 달하는데 전 대표가 이들과 호흡하면서 ‘인천 축구 붐’에 일조하고 있다. 인천이 예상과 달리 강등권 싸움을 하고 있음에도 평균 8055명의 관중이 몰려드는 이유다.

이에 더해 서울과 전북 등 인기 기업구단도 좋은 성적과 함께 지난해보다 관중석을 더 채우고 있다. 강등 여파로 사람 발길이 끊어진 전남을 제외하고 1~2부 22개 구단 중 총관중이 줄어든 구단은 없다.

▲전북과 울산의 ‘선두 핑퐁 게임’ ▲서울과 수원, 강원, 대구 등 수도권 기업구단과 지방 시·도민구단이 한데 어우러져 벌이는 3위권 싸움 ▲‘경·제·인(경남, 제주, 인천)’으로 요약되는 강등권 혈투 등 곳곳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순위 싸움도 1년 내내 팬들이 레이스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예년에 비해 각 구단 전력이 평준화 양상을 띠면서 아직 어느 팀도 목표 달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복귀와 함께 세징야, 타가트, 페시치 등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과 인기 몰이 등도 K리그 화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 ‘양념’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00년을 내다보고 추진했던 지역 밀착 사업과 유소년 육성 플랜이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며 “광주나 부천이 ‘대구형’ 축구전용경기장을 세우고 나면 내년에 K리그가 더 폭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급 대표팀의 인기와 맞물려 축구가 어린이들이 가장 하고 싶고, 보고 싶은 운동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분위기를 잘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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