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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세월호 7시간 의혹’ 김장수·김관진 전 안보실장 ‘무죄' 정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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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기록 확인해 대통령이 전화 건 시간 알린 것…

허위 조작 의도 없어”

통화내역엔 정작 연결 실패한 ‘발신 대기’ 기록 남아

법원 “허위 의도 없어보여…무죄”

김관진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 수정 지시에도

법원 “위법한 절차 진행은 몰랐을 것…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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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보고 시각과 횟수 등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장수·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의 선고기일이 지난 14일 열렸다. 논란만 무성했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한 진실의 일부가 참사 후 5년만에 규명될 기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해 방청 인원을 제한했다. 이 사실을 몰랐던 유가족들은 경기 안산에서 3시간을 달려 법원에 왔지만 선고 결과를 직접 지켜볼 수 없었다. 가족들은 법정 밖에서 항의했지만 경찰이 막아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권희)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유가족의 외침을 외면하고 선고문을 읽었다.

재판부는 김기춘 전 실장의 보고 조작 혐의는 인정해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두 안보실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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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초로 사고 내용을 보고받은 시간과 대통령의 최초 지시 시간 등에 대해 청와대가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면서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졌다. 당시 청와대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대신 ‘자료조작’을 감행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필두로 국가안보실 등은 참사 당시 청와대 조치를 설명할 국회 보고서와 답변서, 상황일지에 조작된 내용을 담았다. 대통령이 오전 10시께 상황보고서를 확인했고, 10시15분 김장수 전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대응을 지시한 뒤 11차례에 걸쳐 실시간으로 서면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이 모든 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 전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10시22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처음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퇴임 후인 그해 5월께 국회 대비용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신인호 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에게 대통령의 첫 지시가 오전 10시15분에 있었다고 알려줬다. 검찰은 그가 신 전 센터장 등과 공모해 허위공문서작성에 가담했다고 봤다.

재판부도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안보실장의 최초 통화 시간은 오전 10시22분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안보실장이 ‘허위’임을 알면서 잘못된 정보를 알렸다고 보지는 않았다. “(김 전 안보실장이) 업무용 휴대폰을 직접 확인한 뒤 시간을 알려주었고, 수년 뒤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분 단위 행적에 대해 일일이 밝히지 못한다 해도 기억의 한계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검찰 주장은 달랐다. 김 전 안보실장의 휴대폰에 찍힌 오전 10시15분 통화내역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건 것이 아니었다. 본인이 대통령에게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은 ‘대기’ 통화였다고 한다. 김 전 안보실장이 연결되지 않은 발신통화 내역을 박 전 대통령에게 수신한 것이라며 신 전 센터장에게 거짓으로 알려준 셈이다. 하지만 2014년 6월께 국가안보실이 조회한 김 전 안보실장의 휴대전화 사용내역에서 발신통화 기록은 세 건만 증거로 제시됐는데, 여기엔 10시15분 기록이 빠져 있었다. 재판부는 이 점을 들어 10시15분 통화기록을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안보실장에게 건 ‘수신 내역’으로 간주했다.

국가안보실 직원이 “김장수 실장이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자 전전긍긍했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굉장히 걱정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있었다. 검찰은 이 증언이 오전 10시15분 대기 통화 내역을 가리킨다며 통화 시각이 조작된 것이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최초 보고 시간을 불과 7분 앞당겨 허위 조작할 범행 동기는 찾기 어렵다”며 공모가 없었다고 봤다.

청와대 입장에서 최초 보고시간 7분을 앞당기는 것은 이른바 ‘골든타임’ 때 활동을 보여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오전 10시13분께는 이미 최종 구조자가 나온 시점이었고, 4분 뒤인 10시17분은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메시지가 송신된 시점이었다. 검찰 수사에서, 청와대는 ‘배가 좌현으로 완전히 기울던 시점’이기도 10시17분을 구조 골든타임으로 본 것으로 드러났다. 골든타임 이전 시간대의 통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청와대가 10시17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구조 골든타임으로 논의했거나, 이 시간을 기준으로 보고시간을 조작해야 한다고 논의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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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전 안보실장이 2014년 5월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경질된 뒤, 후임으로 온 김관진 전 안보실장은 취임 직후 전임자의 발언을 합리화하고 정부 책임을 회피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는 대통령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이하 지침) 내용을 수정하도록 승인했다. 재난의 컨트롤타워를 국가안보실이 아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바꿀 목적이었다.

문제는 지침 개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기존 지침에 재난 컨트롤타워로 규정된 청와대와 국가안보실은 국회에서 책임을 추궁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수개월이 소요되는 개정 절차를 따르지 않고, 볼펜으로 두 줄을 그어 지침을 고치는 위법한 방식으로 구조 실패에 대한 법령상 책임을 덜고자 했다.

김관진 전 실장은 이 일로 공용서류손상, 직권남용 혐의를 받았지만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지침 수정을 지시·승인했으나 (실무자들이) 위법하게 수정했을 줄 몰랐다”는 김 전 실장의 주장이 인정됐다. ‘신속한’ 수정을 지시한 신 전 센터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줄을 긋고 비문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대통령 훈령을 고치는 것이 위법하다는 인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수정 방식을 안보실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통령령 등 법령 개정은 의견조회를 거쳐 심사, 관보 게재 및 내용 공개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고, 대통령은 물론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민정수석 등의 결재도 필요하다. 그러나 국가안보실은 이 모든 과정을 뛰어넘어 펜으로 줄을 긋는 방식이 “위법한지 몰랐다”는 주장을 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령 개정절차는 공직생활을 하면 다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재판부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안보실장이 법령 수정 과정에서 지침 변경의 목적, 의미 등을 수차례 보고받았는데, 이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임자의 경질을 지켜보고 급박하게 지침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와대 결재도 건너뛴 채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김 전 안보실장이 절차의 위법성을 몰랐겠느냐는 반박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세월호 티에프(TF) 팀장 이정일 변호사는 “(참사에서) 대통령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지만 위기관리상황에서 실무적으로 컨트롤하는 국가안보실장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안보실장은 책임을 면하기 위한 거짓말만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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