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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2살 지나면 조금씩 늘리되 하루 2시간 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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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마트폰없는 보육’ 신산업

국내 유·아동 스마트폰 과의존 심각

“만2살 이전엔 허용 않는 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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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동 스마트폰 얼마나 허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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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 등에서 일하는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 종사자들이 자녀들을 스마트폰·컴퓨터를 허용하지 않는 발도르프학교에 보내 ‘아날로그 교육’을 시키는 현실이 몇해 전 <뉴욕타임스> 보도로 알려졌다. 아이폰, 아이패드를 개발하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혁신적 도구라고 홍보한 스티브 잡스도 정작 자신의 10대 자녀에게는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도 그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잭슨의 <스티브 잡스>를 통해 공개됐다.

최근 미국 많은 도시에서는 ‘아날로그 보육 코칭’ 산업이 생겨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건강하게 기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고가의 보육법 사교육이다. 500명 넘는 교사를 둔 ‘부모코칭연구소’는 시간당 85~250달러를 받고, 8~12회 과외수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몇 달전부터 대기인원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다. 이 보육법은 부모와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 없이 한나절을 보내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스마트폰 없던 시절처럼 주변의 모든 도구를 놀잇감으로 삼는 훈련을 한다. 또 스마트폰과 유튜브를 보여주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녀들로 하여금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돌보게 하면서 살아 있는 생명과 지속적 관계를 맺게 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의 ‘디지털 보육’ 현실은 어떨까?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해 혼란스러운 생각과 태도를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바른아이시티(ICT)연구소가 지난해 11월 1~6살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 6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서 부모들은 스마트폰의 교육적 효과가 높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교육용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비율은 매우 적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이 아이 교육이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부모들은 “매우 그렇다”(8%), “대체로 그런 편이다”(49%)라고 응답했고, 중립적 답변(“보통이다”) 33%, 부정적 답변(“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은 10%에 불과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는 엄마(46.5%)나 아빠(22.7%)의 스마트폰이었지만, 아이 본인의 기기인 경우도 23.8%였다. 연구진은 “영·유아들이 본인의 스마트 기기를 보유한 비율이 예상보다 높았다”며 이는 “그만큼 젊은 부모들이 영·유아의 스마트폰 이용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장소는 가정(41.1%), 식당과 카페(32.5%), 자동차(14.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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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조사 결과는 부모들의 영·유아 스마트폰 사용 목적이다.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31.1%), “아이를 달래기 위해”(27.7%), “아이가 좋아해서”(26.6%)가 1~3위로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교육적 목적”(7.0%), “습관적 사용”(4.2%), “아이 친구와 공감대 형성 위해서”(1.1%)였다. 스마트폰 사용 목적은 엄마와 아빠가 구별됐다. 아빠들은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33.3%), 엄마는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34.9%)가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목적 대부분이 부모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게 조사로 드러났다.

부모들의 이런 태도는 유·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해마다 1만가구 면접조사를 통해 진행하는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 다른 연령대와 달리 유·아동의 인터넷 과의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2018년 총 2만8575명 조사대상중 3110명이 포함된 유·아동(3~9살) 그룹은 과의존 위험군이 20.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크게 상승했다. 전체 연령대의 위험군 비중이 19.1%로 이전보다 상승폭(0.5%p)이 둔화했지만, 유아동은 위험군 비중이 최초조사(2015년) 대비 가장 큰폭으로 증가했다(8.3%p). 정부 보고서도 “유아동 스마트폰 과의존 증가에 대한 정책추진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적 아동발달학자이자 뇌연구자인 매리언 울프는 <다시, 책으로>에서 유·아동에게 디지털 기기를 어느 정도로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제시했다. 미국 소아과의사협회가 권고한 것처럼 울프도 만 2살까지는 디지털 기기를 제한해야 하고, 2~3살 아이는 하루 몇분에서 시작해 30분까지 늘리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는 자라면서 시간이 늘겠지만 아이들의 경우, 하루 최대 2시간을 넘기지 말라고 조언한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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