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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 연준 ‘삼 지수’로 따져보니...한국 경기침체 확률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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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분석기관이 고용·제조업·채권금리 등 곳곳을 진단하며 한국 경제가 빠르게 침체하고 있다는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15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춰잡은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등 국내외 기관도 잇따라 부정적 전망을 했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 차는 11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18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가 독자 고안한 경기침체 판단 지표(삼 지표·실업률 추이로 경기 침체 여부를 판단)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현재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은 40%였다. 지난 1년 새 4배 가까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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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지표는 1970년 이후 데이터를 토대로 실업률과 경기침체의 관계를 판단한다 . 최근 3개월간 실업률 평균과 최근 1년간 실업률 최저점 차이가 클수록 경기침체 가능성도 높다. [브루킹스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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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지표는 최근 3개월간 실업률 평균과 최근 1년 사이 실업률 최저점 격차를 근거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추산한다. 1년 전인 2018년 7월 삼 지표는 0.23%포인트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11%였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국내 고용 동향과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기준 실업자는 109만7000명이다. 전년 대비 5만8000명(5.6%) 불어났다. 7월 기준으로는 1999년 7월(147만6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한국 경제 중심축으로 불리는 30ㆍ40대의 고용자 수가 1년 전보다 각각 2만3000명, 17만9000명 줄었다. 2017년 10월 이후 22개월째 동반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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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9%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7월 기준으로 지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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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뿐 아니라 제조업 경기도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7월 마킷(Markit)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PMI는 47.3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PMI는 매달 기업의 구매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집계하는 경기 지표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PMI는 중국(49.9)과 일본(49.4)보다 낮았다. 10대 수출 대국 중 독일(43.2)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4월만 해도 50.2로 기준치보다 높았지만 3개월 사이 2.9포인트나 떨어져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년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차 역시 2008년 8월 이후 최소로 좁혀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95%, 10년물은 1.172%에 거래돼 0.077%포인트 차를 나타냈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거의 없거나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시장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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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ㆍ단기 국고채 금리차는 16일 기준 0.077% 포인트로 지난 2008년 이후 최소를 나타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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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지표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건 한국의 경기침체(Recession)다. 다수 지표가 경기침체 신호를 나타내는 가운데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 15일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국내외 42개 기관 중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미만일 것으로 분석한 곳은 총 11곳으로 늘었다. ING 그룹(1.4%)ㆍ노무라증권(1.8%)ㆍ모건스탠리(1.8%), JP모건체이스(1.9%) 등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8월 기준)로, 지난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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