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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고수온에 양식장 물고기 떼죽음…지자체·어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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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의 한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고수온으로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를 치우고 있다. 포항시 제공


최근 경북 동해안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양식장에서 기르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고수온이 지속하면서 피해 규모가 늘고 있어 경북 동해안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어민들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수온이 27도를 웃도는 등 고수온으로 지난 15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석병리의 S수산에서 기르던 넙치 4554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데 이어 다음날인 16일에는 구룡포와 호미곶 등 2곳 양식장에서 기르던 강도다리와 넙치 등 7581마리가 폐사했다. 17일에는 구룡포읍 석병리와 하정리 등 3곳의 양식장에서 강도다리와 넙치 등 8543마리가 폐사하는 피해를 보았다.

이날까지 포항에서는 고수온으로 2만678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해 7642만원의 피해를 봤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3일 경북 포항 월포에서 경남 거제 화도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

현재 포항 구룡포 석병 앞바다의 수온은 27.1도로 평년의 25.6도보다 1.5도 높다. 경주 양포 앞바다 수온도 27.0도로 평년의 25.6도보다 1.4도 높고 경주 월성 앞바다도 28.0도로 평년의 26.7도보다 1.3도 높다. 경북 동해안의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폭염과 함께 제10호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고온 해수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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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으로 양식 어민들의 피해가 늘자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포항시는 고수온에 대비해 1억5200만원을 들여 액화 산소 200t, 순환펌프 321대, 얼음 5334개(개당 135㎏)를 지원했다. 또 수산재해예방 및 방제비 1억2300만원으로 얼음과 액화 산소 등을 추가로 지원해 피해를 막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도 동해안 시·군을 비롯해 어업기술센터, 동해수산연구소 등과 함께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피해가 없는지 현장점검에 나섰다. 경북도는 어민들에게 각종 장비와 기자재, 액화 산소, 순환펌프, 얼음 등을 먼저 지원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선 지원 후 정산’ 체계를 운영키로 했다.

경북 동해안에는 지난해에도 고수온 현상으로 포항, 영덕 등 양식장 43곳에서 어류 80만5000여마리가 폐사했다. 경북도내 양식장은 87곳으로 강도다리·넙치 등 어패류 340여만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양식 어가는 고수온 발생 이전에 조기 출하하거나 사육밀도를 낮춰야 한다”며 “당분간 고수온 대응 정보에 관심을 갖고 피해 발생 시 관할 지자체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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