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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해피 나우’ 핫펠트 예은 “나는 페미니스트···변화는 자연스러운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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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은 그동안 어떤 개차반들과 연애를 했길래….”

가수 핫펠트(본명 박예은·30)의 새 싱글 ‘해피 나우(happy now)’를 들은 한 누리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올린 감상평, 핫펠트는 이 글에 “그러게요ㅠㅠ”라는 답글을 달았다. “잠수 and 나 만났다고 떠벌리기”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기”가 특기인 ‘사랑을 쉽게 아는 남자’에 경고를 보내는 이 곡 역시, 자신의 삶과 생각에서 출발했음을 핫펠트는 숨길 생각이 없었다.

그룹 원더걸스 멤버에서 솔로 가수로 거듭난 지 벌써 5년이나 흘렀지만, 그의 빛나는 무기 ‘솔직함’은 여전히 잘 벼려 있다. 핫펠트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1일 발매된 이번 싱글과 그의 음악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제 만났던 한 인물을 모티브로 작업을 시작한 것은 맞지만, 제가 만났던 대부분의 남자들이 가진 공통점이 담긴 곡이기에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해피 나우’는 사랑에 대한 책임과 잘못을 회피하는 이와 연애를 해본 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가사들로 채워져 있다. 사랑보단 그저 즐기는 것만이 목적인 옛 애인에게 “뿌린 대로 거두지 뭐든” “널 떼어낸 오늘이 축제”라며 한 방 먹이는 이야기다. 핫펠트의 음악은 줄곧 ‘나’로부터 시작한다. ‘나의 이야기’가 곧 공감과 소통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아냈기 때문에 SNS를 통한 소통이 음악을 공감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피 나우’는 개인적인 이별을 소재로 한 곡이지만 전혀 슬프지 않다. 통쾌하고 신랄하며 발랄하다.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여러 ‘여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곡이기 때문이다. 핫펠트의 곡 중 유일하게 여성 아티스트, 그룹 마마무의 문별이 랩퍼로 참여했다. 핫펠트는 “상처받은 여성들을 위한 노래이기 때문에 여성 랩퍼와 함께 해야한다는 것은 분명했다”며 “문별의 참여로 제 이야기지만 동시에 모두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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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3개월 만에 새 싱글 ‘해피 나우(happy now)’로 돌아온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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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메시지는 핫펠트가 직접 콘셉트와 내용을 정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한층 강렬해졌다. “영상 초반에 비디오 테이프를 넣고, 마지막에는 다시 꺼내는 장면이 있어요. 전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일종의 ‘저주 테이프’입니다. 영화 <링>처럼요. 나쁜 짓을 하면 언젠가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이밖에도 뮤직비디오는 영화 <펄프픽션>과 <러브 액츄얼리>를 패러디하며 ‘복수’와 ‘사랑’에 대해 거칠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최근 몇 년간 페미니즘 이슈가 부상하면서 대중문화계에서도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다루는 시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꾸준히 ‘나’를 이야기하는 ‘여성’ 뮤지션 핫펠트의 곡에서도 가요계의 ‘여성주의적 변화’를 읽어내는 이들이 있다. 핫펠트의 생각은 어떨까.

“저는 페미니스트가 맞고, 페미니스트가 무엇인지 알기 훨씬 전부터 그래왔던 것 같습니다. 여성이니까요. 그렇지만 ‘난 페미니스트야’ 라는 메시지를 억지로 곡에 담으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제가 늘 해왔던 생각을 표현 하는데 있어 두려움이 조금씩 덜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는 “가요계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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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의 새 싱글 ‘해피 나우(happy now)’의 커버 아트. 영화 <펄프픽션>과 <링>을 패러디했다. 아메바컬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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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핫펠트와의 서면 인터뷰 전문.

-1년 3개월 만의 컴백하게 된 소감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음악으로 인사드리게 되어서 설레고 기쁩니다. 앞으로는 더 자주 음악으로 찾아 뵙고 싶습니다.”

-새 싱글 ‘해피나우’에 대한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힙합 비트의 밝고 경쾌한 곡입니다.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즐겁게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해피 나우’를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요?

“올해 초에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디바인 채널과 함께 작업을 시작하면서 만들게 된 노래인데 트랙이 밝고 가벼운 만큼 메시지는 좀더 솔직하고 과감하면 어떨까 해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제 곡 중에 유일하게 여성 아티스트의 협업을 했고 그동안의 곡들이 조금 무겁고 어두웠던 경향이 있어서 최대한 가볍게 들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실제 만났던 한 인물을 모티브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제가 만났던 대부분의 남자들이 가진 공통점이기도 했기에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담이지만, 발매 후 ‘해피 나우’ 속 실제 인물이 따로 반응을 보였는지요?

“그 분에게서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 분도 재밌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NS에서 ‘해피 나우’에 대한 감상평에 댓글을 남기는 등 활발하게 소통하는 이유가 있나요?

“제가 음악에 담아내는 이야기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SNS를 통한 소통이 음악을 공감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적절한 선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 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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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나우’의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영화 <러브 액츄얼리>을 패러디했다. 뮤직비디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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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곡에서 그룹 마마무 문별과 협업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제가 먼저 문별씨에게 협업 제의를 했습니다. MBC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됐는데 굉장히 매력적인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서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습니다. 이 노래는 상처받은 여성분들을 위한 노래이기 때문에 여성 래퍼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했고, 문별씨의 참여로 인해 제 이야기지만 또 모두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만나서 작업할 시간이 없어 (작업물을) 주고 받으면서 작업을 했는데 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곡을 한층 더 재밌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뮤직비디오가 재밌습니다. 직접 제작에 참여했나요?

“전체적인 콘셉트와 내용을 제가 정했고 뮤직비디오 감독님, 스탭분들, 회사분들 함께 모여서 많은 아이디어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초반에 비디오 테이프를 넣고 마지막에 꺼내는데 전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일종의 저주테이프 입니다. 영화 <링>처럼요. 당장은 아니지만 나쁜 짓을 하면 언젠가 돌아온다는 메세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영화 <펄프픽션>이 가진 코믹하면서도 잔인한 느낌이 좋아 패러디하기도 했습니다. ‘복수’라는 주제를 다룬 영화들도 오마주하고 싶었습니다. 반대로 아름다운 사랑 얘기인 영화 <러브 액츄얼리>도 패러디 했는데 짧은 시간안에 메세지를 전달하기에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핫펠트’만 음악적 지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장 나다운 음악을 만들고 싶고, 나답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 음악을 듣는 분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에 얽매이지 않고 나답게 살아갈 용기가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에 대한 음악을 계속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를 잃기 쉬운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게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하고 성공을 위해 모두가 비슷한 것을 지향하게 되는 사회에서 나를 들여다 보는 일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나니까요.”

-최근 몇 년간 페미니즘 이슈가 부상하면서 대중문화계에서도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다루는 시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꾸준히 ‘나’를 이야기하는 ‘여성’ 뮤지션 핫펠트의 곡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어내는 이들이 있는데요. 페미니즘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하는지, 음악 활동을 할 때도 이를 염두에 두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저는 페미니스트가 맞고, 페미니스트가 무엇인지 알기 훨씬 전부터 그래왔던 것 같습니다. 여성이니까요. 그렇지만 ‘난 페미니스트야’라는 메시지를 억지로 곡에 담으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제가 늘 해왔던 생각을 표현 하는데 있어 두려움이 조금씩 덜해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대중문화 분야에도 영화,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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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3개월 만에 새 싱글 ‘해피 나우(happy now)’로 돌아온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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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음악 활동을 하며 가장 기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 음악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지친 날의 위로가 될 수도 있고, 영감이 될 수도 있고, 직접 전하기 부끄러운 말들을 대신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힘들거나 고민스러운 순간은 없었는지요?

“늘 힘들고 고민스럽지만 또 늘 기쁘고 즐겁습니다. 순간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고 싶습니다.

“정규 앨범 작업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중간 중간 (다른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음원 (발매) 계획도 있구요.”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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