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발표 후 '재건축'보다 '신축'아파트 강세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하자 신축아파트는 가격이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재건축아파트는 기존 가격에서 떨어진 금액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 도봉구

판교 아파트 분양권 보름새 최고 1억2000만 원 넘게 상승

[더팩트｜이진하 기자] 정부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투기과열지구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아파트 가격 동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내리고, 신축 아파트는 가격이 오르는 모양새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집값은 0.02% 올라 전주 상승폭(0.04%)에 미치지 못했다.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의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라고 부동산 114는 분석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02% 오르면서 전주보다 상승 폭이 0.07% 포인트 줄었다. 서울 송파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는 전용면접 82㎡가 지난달 21억1425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 21억 원을 밑도는 매물이 여럿 등장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접 84㎡는 지난달 초 19억7009만~19억9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가 18억7000만 원까지 내려간 매물이 나온 상황이다.

반면 준공 5년 이하의 신축아파트는 지난주 0.05% 올라 오름폭이 전주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7월 준공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신대림신동아파밀리에2차는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발표 직후인 13일 전용면적 84㎡ 매물이 역대 최고가인 7억6800만 원에 거래됐다. 약 한 달 전에 나온 비슷한 매물이 7억3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38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강남권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0015년 9월에 준공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는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6억 원에 매매됐고, 현재는 26억5000만~28억 원까지 시세가 형성돼있다.

정부가 지정한 또 다른 투기 과열지구인 성남시 분당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1년 6월 준공 예정인 판교더샵퍼스트파크 전용 114㎡의 분양권은 지난달 29일 11억1250만∼11억2370만 원에 매매됐다. 이후 8일에 11억6410만 원으로 거래되더니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인 16일 12억3490만원까지 매매가격이 급상승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재건축 단지의 수익성 악화와 사업 추진 일정 연기, 신규 아파트의 공급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억대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서울 강남권 주요 정비사업 조합 중 일부는 일반분양 물량을 대폭 줄이는 방식의 설계변경과 1대1 재건축 등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jh31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