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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경기부진' 기댈 곳은 재정 뿐…실탄 떨어져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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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안 지속…기재부 최장 경기부진 진단

재정 여력 상반기중 대거 소진…추경마저 삭감

민간부문 투자 촉진+상황 악화시 추가 추경도

이데일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14일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 제2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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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수출입·투자 등 국내 경제 지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한일 경제전쟁까지 겹친 여파다.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어 고용을 늘리고 경제성장률 하락을 저지하고 있지만 대회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경기 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재정여력을 상반기중 대거 동원한 탓에 하반기에는 실탄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믿었던 추경이 국회 통과과정에서 삭감된 것도 아픈 대목이다.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추가 추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대외 불안 지속…기재부 최장 경기부진 진단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8월 경제동향을 통해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으나 수출·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2005년 그린북을 발간하기 시작한 후 최장 기간이다.

주요 수치 대부분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월 전산업 생산은 0.7%(이하 전월대비) 감소했고 지출 부문에서는 6월 소매판매가 1.6% 줄면서 감소 전환했다. 6월 건설투자는 토목공사 실적 감소로 0.4% 감소했다. 6월 설비투자는 0.4% 증가했지만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4포인트 감소하며 하락 압력이 커졌다. 7월 잠정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0% 줄어 8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투자 부진은 지속하고 있었지만 지난 2년여간 소비의 양호한 흐름이 성장세를 뒷받침했다”며 “최근 들어 소비의 증가 속도가 낮아지고 있어 (내수가 부진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기업 피해나 구체적 수치가 당장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시장은 즉각 영향을 받았다. 7월말 기준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전월말대비 각각 5.0%, 8.8% 하락했다. 채권 시장에서 7월 중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9%로 28bp(1bp=0.01%) 내리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년물보다 낮아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국내 금융당국은 긴급 점검회의를 열기도 했다.

◇ 재정 여력 상반기중 대거 소진…추경마저 삭감

최근 경제동향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분야는 고용뿐이다. 정부는 고용 부문에서 취업자 증가 규모가 확대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실제 7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29만9000명 증가했다. 실업률도 0.2%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지만 일자리가 늘면서 구직 활동 또한 늘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평가했다.

그러나 질적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악화했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수는 통계 작성(2004년) 이후 사상 최장인 16개월 연속 감소를 이어갔고 정부 재정을 투입한 공공일자리 취업자(약 10만명)가 전체 증가폭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다.

최근 완만한 경제 성장 역시 재정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1%인데 정부 기여도가 1.3%포인트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의 기여도는 마이너스 02.%포인트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 재정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통계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1999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봤다. 올해 상반기 통합재정수지는 38조5000억원 적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사학연금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59조5000억원 적자다.

국세 수입은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재정정책 조기집행으로 인해 지출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상반기까지의 집행실적은 190조7000억원(연간계획의 65.4%)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3%포인트 초과 집행됐다. 그만큼 하반기에 동원할 실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믿었던 추가경정예산도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정부안 6조6837억원에서 8568억원이 순감한 5조8269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 본격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효율적 재정 정책이 요구되지만 민간 분야의 활력도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준경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 취업자가 줄고 서비스업이나 공공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볼 때 고용의 질은 악화했다고 보는 게 맞고 재정 정책이 방어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제 우려가 클 때 재정 투입이 물론 필요하지만 민간 부문 투자 촉진이나 내수 활성화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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