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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in 제주] '파래 반, 물 반' 제주바다 뒤덮은 초록 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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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대량 유입되는 해조류로 경관훼손·악취 등 골치

매년 수거·처리 비용만 10억원…제주도 "산업화 추진 중"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해수욕장에 밀려드는 파래때문에 한 철 장사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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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래에 습격당한 함덕 해수욕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2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서쪽 해변에 최근 밀려온 파래가 썩어가고 있다. 2019.8.12 jihopark@yna.co.kr



12일 찾은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서쪽 해변은 최근 밀려든 파래로 온통 초록빛을 이루고 있었다.

숨을 들이쉬니 비릿한 냄새가 슬금슬금 올라오기도 했다.

해변 초입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쌓인 파래 탓에 피서객이 접근을 꺼리면서 함덕 해수욕장 서쪽 해변에 준비된 파라솔과 평상은 성수기가 무색하게 텅텅 빈 채였다.

파래가 흘러가지 않은 반대편 해변에 피서객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린 것과는 대조되는 광경이었다.

심지어 함덕해수욕장 입구와 500m는 족히 떨어진 먼바다까지도 피서객이 북적였지만, 파래로 뒤덮인 서쪽 해변만큼은 썰렁했다.

피서객들이 서쪽 해변에 쌓인 파래를 보고 나서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가는 광경도 목격할 수 있었다.

함덕해수욕장 서쪽 해변에서 파라솔 등 임대업을 하는 임모(49)씨는 "8월 초부터 쌓인 파래가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걷잡을 수 없이 많아졌다."며 "파래 때문에 피서객이 아예 오지를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 햇볕에 파래가 마르면 악취까지 진동할 텐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함덕해수욕장을 찾고 이틀 뒤인 14일 그보다 더 동쪽으로 이동해 해변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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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래 반, 물 반'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14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안이 밀려든 엄청난 양의 파래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9.8.16 dragon.me@yna.co.kr



파래가 제주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린다는 말을 들어서다.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며 초록빛 바닷물에 눈을 빼앗긴 것도 잠시, 짙은 초록빛을 띠는 파래 더미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파래 지옥이었다. 제주시 종달리 해안은 그야말로 파래 반, 물 반이었다.

수일간 처리되지 않은 파래가 불볕더위에 썩기 시작했는지 군데군데 하얗게 색이 바래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틀 전 맡았던 비릿한 냄새보다 강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바다가 아니라 잔디밭이라고 해도 믿을 광경이었다.

마지막으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을 찾았다.

물이 빠져나간 신양섭지해수욕장 해변은 모래사장 곳곳에 파래가 널브러지다 못해 모래 속까지 파래가 박혀있었다.

이날 신양섭지해수욕장에서 만난 한 가족은 해변에 들어서자마자 땅 위에 있는 파래를 한참 동안 유심히 쳐다봤다.

특히 이 가족은 바다에 들어가기 위해 모래사장에서 신발을 벗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밟히는 파래와 느껴지는 미끈한 감촉에 신발 한 짝만 벗었다 다시 신발을 신었다.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무섭다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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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래 보고 놀란 피서객들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14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에 쌓인 엄청난 양의 파래를 보고 피서객들이 놀라고 있다. 2019.8.16 dragon.me@yna.co.kr



신양섭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정모(38·대구)씨는 "바닷물도 맑고 주변 경관도 좋은 데 모래사장에 널려 있는 정체 모를 해조류가 왠지 기분 나쁘고 신경 쓰인다"며 "이 때문인지 비릿하고 쿰쿰한 냄새도 난다. 다음번엔 다른 해수욕장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해안은 구멍갈파래와 괭생이모자반 등 밀려드는 해조류로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4∼8월이면 해조류가 대량으로 유입돼 경관 훼손과 악취는 물론, 선박의 항해와 조업을 방해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하거나 자원화로 활용할 뚜렷한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1999년부터 20년째 갈파래와 모자반 수거만 되풀이하고 있다. 제주도가 이를 수거·처리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만 매년 10억원에 달한다.

제주지역 갈파래 수거량은 2016년 2천850t, 2017년 1천812t, 2018년 3천300t이다. 격년마다 대량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2015년 8천819t, 2017년 4천363t을 수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 해조류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해조류가 발생하면 수거 활동을 벌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현재 이 같은 해조류 등을 화장품과 비료 등의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산업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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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래의 습격'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14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에 엄청난 양의 파래가 쌓여있다. 2019.8.16 dragon.me@yna.co.kr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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