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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지역경제] "대구서 살아남으면 전국서 통한다"…'치맥성지'대구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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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통닭 최초 개발 계성통닭 '멕시칸치킨'으로 치킨 시장 지각 변동

신흥 프랜차이즈도 성장 가도…식품산업클러스터 조성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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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치맥페스티벌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폭염이 극성인 7월 말이면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 치맥페스티벌이 열린다.

첫해인 2013년 사흘간 27만명이 몰려 '대박' 조짐을 보였고, 2018년에는 닷새 동안 그 수가 115만명으로 급증한 지역 대표 축제다.

치킨에 맥주를 곁들이는 음식 문화가 보편화한 지 십수 년이 흘러 '치맥'은 한여름 대규모 축제를 통해 관광상품이 됐다.

대구가 '치맥 성지'로 자리매김한 데는 산업적 배경이 있다.

대구는 1950∼1970년대 양계산업 중심지였고, 80년대부터 치킨 맛과 판매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꾀했다.

60년대 전기통닭구이 시대가 지나가고 프라이드치킨 시장이 성장하던 1978년 대구 동구 효목동에 계성통닭이 문을 열고 양념치킨을 선보여 문전성시를 이뤘다.

기름에 튀기거나 전기로 구운 치킨을 소금에 찍어 먹던 시기에 붉은 양념치킨 개발은 치킨 맛에 대한 인식을 바꾼 일대 사건이었다.

계성통닭은 '멕시칸치킨'이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가맹점을 늘리며 급성장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선두주자가 됐다.

멕시칸치킨의 영향으로 대구에는 스머프치킨, 처갓집양념통닭, 멕시카나 등 프랜차이즈 본사 설립이 줄을 이었다.

회사 직원이나 가맹점주들이 독립해서 만든 브랜드가 90여개나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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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91년 창업한 교촌치킨은 간장을 사용하는 안동찜닭에 착안해 간장 양념치킨을 개발해 또다시 치킨 맛 변화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날개(윙), 날갯죽지(봉) 등을 부위별로 팔아 부분육 시장을 연 것도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지난해 3천188억원 매출을 올린 업계 1위 업체다.

가맹점 수는 5위(1천37개)지만,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5억7천700만원으로 다른 대형 업체를 압도한다.

멕시칸과 교촌은 영화 '극한직업'에 나오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는 대사처럼 소비자가 일찍이 맛보지 못한 치킨으로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

1999년 창업한 호식이두마리치킨은 맛에다 가성비까지 겨냥한 마케팅 전략의 성공사례다.

1마리 가격에 2마리를 배달하면 4인 가족이 다리든, 날개든 1개씩 먹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먹혀들었고 많은 업체가 이를 모방했다.

두마리치킨의 유행은 육계 소비를 더 늘려 가공생산량 증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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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맥주
[한국치맥산업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를 치맥 성지로 만든 치맥페스티벌은 대구에 뿌리를 둔 프랜차이즈 업체와 양계업체의 노력 등 산업적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다.

업계 상위 20위권 업체 가운데 교촌에프앤비와 '땅땅치킨' 브랜드를 가진 프랜푸드는 여전히 지역에 남아 있다.

2004년 땅땅치킨 1호점을 연 프랜푸드 가맹점은 지난해 말 기준 301개다. 가맹점이 300곳에 이르면 도약과 정체의 갈림길에 서는 시기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회사 측은 속살까지 양념이 잘 돼 있고, 1인 가구를 겨냥한 메뉴 등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점을 강조한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조금씩 기대를 모으며 성장하는 프랜차이즈도 있다.

허대구대구통닭(디티에프앤비)은 2대째 치킨 가게를 운영하다가 입소문을 타자 프랜차이즈로 변신한 브랜드다.

지난해 치맥페스티벌 프로그램인 '영 챌린저'에 선정돼 부스를 운영하며 이름을 알렸다. 가맹점 22곳의 평균 매출액은 업계 12위 수준이다.

이춘봉인생치킨(마스터아이디)은 가맹점 14곳 중 13곳을 지난해 연 신흥 브랜드다.

지난해 치맥페스티벌 '신메뉴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가맹점 평균 매출액 순위에도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대구 남문시장에 1호점을 연 김스타치킨은 젊은 아이디어를 앞세워 3년 만에 56호점을 여는 등 급성장해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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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치맥 즐겨요!'
[연합뉴스 자료사진]



치킨 프랜차이즈의 성패는 맛과 시스템 운영기법이 좌우하는데 대구는 '대박과 쪽박'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곳이다.

박준 치맥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대구 소비자는 입맛이 보수적인 편이라 새로운 브랜드를 꺼리지만 한번 맛이 있다고 느끼면 충성도가 강하다"며 "대구에서 살아남으면 전국에 통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80년대 전성기 재현을 꿈꾸는 지역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와 양계업체 관심은 대구시가 동구 용계동에 조성하려는 식품산업클러스터에 쏠린다.

치킨업계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축제가 아니라도 1년 내내 치맥 행사를 할 수 있는 유통 시설이 들어서길 기대한다.

박 집행위원장은 "치맥페스티벌을 통해 식품을 작은 산업으로 여기던 행정기관의 시선이 바뀌었다"며 "식품 프랜차이즈의 경제적 유발효과가 크다는 점이 부각돼 2024년이면 식품산업의 전천후 기지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yi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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