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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사투' 현장서 건강 돌보는 조력자들…"안쓰럽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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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삼성 해고자 맡은 의료진…소방관에게 물·얼음 공급하는 의용대원

연합뉴스

김용희씨 건강상태 확인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그분들은 목숨을 걸고 하시잖아요. 안쓰럽고 걱정되는 마음뿐입니다."

한여름 불볕더위 속 철탑 위에 홀로 선 고공농성자,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화재 현장에서 이중으로 열기와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 뒤에는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내내 염려하는 '도우미'들이 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장은 서울 강남역 교통 폐쇄회로(CC)TV 철탑 위에서 두 달 넘게 복직 농성을 벌이는 삼성 해고자 김용희(60) 씨의 건강 점검을 담당하고 있다.

김씨는 경남지역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추대돼 활동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며 정년을 한 달 앞둔 지난 6월10일 철탑에 올라가 2개월이 넘도록 농성 중이다. 지난달 27일까지 55일간 단식 농성을 병행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을 비롯한 의료진과 주변인들의 만류에 단식을 중단했으나 김씨는 여전히 위태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최 위원장은 전했다. 다시 식사를 시작했지만 기력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복통과 구토, 설사 등 부작용에 시달린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18일 "의료적으로 보면 단식보다는 복식(復食)이 철저한 관리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그런데 김용희 씨는 '마지막 명예를 위해 나선 목숨 건 싸움에 의료진 관리까지 받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의료진 접견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4일 접견을 끝으로 김씨와 문자·전화 통화만 하고 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복직투쟁위원회 관계자들과 4시간마다 연락을 주고받는다.

최 위원장은 "요즘 같은 더위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며 "갑자기 탈수 증상이 일어나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는 있었지만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라든지, 최소한의 움직임이 가능한 공간이 있었는데 김용희 씨만큼 열악한 상황은 없었다"며 "의지만으로 계속 버티고 계시지만 의사로서 굉장히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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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소방서 의용소방대원들
[송파소방서 제공]



서울 송파소방서 의용소방대원 차기수(57) 씨는 올여름 어느 때보다도 많은 현장에 나갔다. 폭염에 지친 소방대원들에게 사비를 털어 물과 얼음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생업은 건물 관리인이지만 소방대원들 돕기에도 열성이다.

차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할 때 열기가 엄청나다 보니 심하게 땀을 흘리시더라"라면서 "현장에서 마실 물이 부족해 '이래선 안 되겠다'하고 올해부터 물과 얼음을 갖다 드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화재 소식을 올리면 시간이 되는 다른 대원들도 이를 보고 동참해 차씨와 함께 현장으로 향한다.

6월 잠실 롯데타워에 허위 폭발물 설치 신고가 들어왔을 때도, 이달 초 마천시장에서 불이 났을 때도 차씨는 소방대원들의 폭염 도우미로 나섰다. 현장에 갈 때마다 들고 가는 생수 양은 500㎖들이 60∼80개쯤 된다고 한다.

차씨는 "얼마 전에 경기도 안성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분이 순직하시지 않았느냐"며 "소방대원들이 날씨와 상관없이 위험한 곳도 들어가시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크게 도와주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방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일하시는 덕분에 시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다"며 "의용소방대원 정년이 65세인데, 정년까지 계속하면서 소방관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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