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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카스' 가격까지 내렸는데...잘 나가는 '테라' 탓에 고전하는 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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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 오비맥주·하이트진로 점유율 전쟁
가격 변동 반발·임단협에 고민 커진 오비맥주

조선비즈



맥주업계 라이벌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000080)가 시장점유율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가격인하 카드를 꺼내며 점유율을 지키려는 반면, 2위인 하이트진로는 ‘테라’ 흥행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일본 불매운동에 해외맥주의 판매가 주춤하자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신경전이 여느때보다 뜨겁다. 오비맥주는 테라의 인기를 막기 위해 가격까지 낮추며 견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앞선 3월 테라 출시를 앞두고 카스의 출고가를 인상했지만, 지난달 말 "국산 맥주 소비를 촉진하겠다"며 출고가를 인하했다.

그러나 잦은 가격변동은 오히려 독이 됐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카스 가격할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했지만, 실제 유흥업소에 할인가로 들어온 것은 이달 중순부터다. 도매상들이 "일시적인 가격변동은 혼란이 많고, 전산 프로그램 조정에 비용이 든다"며 가격 인하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카스 가격인하가 즉시 체감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부규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장은 "가격 인상은 바로 적용됐지만, 가격 인하는 곧바로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며 "소비자와 점주들의 불만이 오히려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금협상도 벌어지고 있다. 오비맥주 청주공장 노동조합은 지난 8일부터 파업을 전제로 회사 측과 임금협상에 나선 상황이다. 사측은 동결을, 정규직과 생산직은 8%대 임금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노사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절충안을 찾는 시간이 필요해서 합의점을 찾고 있다"라고 했다.

유통업체들은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오비맥주의 임금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협의 중이라 맥주 물량에 변동이 없지만, 성수기에 파업을 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반면 2위인 하이트진로는 일본 불매운동 반사이익과 신제품 효과를 모두 누리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3~4월 내놓은 신제품 ‘테라’와 ‘진로’는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물량공급까지 차질이 빚고 있다.

테라는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 100일 만에 1억병이 팔리는 등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테라 판매량(상자 기준)은 지난 3월 40만, 4월 67만, 5월 94만, 6월 134만, 7월 140만개로 파악된다. 8월에는 200만 상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이즈백도 복고 열풍에 인기를 끈다. 진로는 출시 두달만에 연간 목표 판매량(1000만병)를 달성했다. 6월 첫주 판매량은 진로 출시 첫주 대비 4배, 7월 첫주는 8배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옛 감성을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20대를 공략해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테라와 진로의 판매 호조세는 2분기 실적에는 바로 반영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60.5% 감소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테라 판촉비와 판매 장려금 때문에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라가 생맥주로 출시되고, 주세법 개편으로 해외맥주 성장세가 둔화되면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맥주 점유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소주 가격 인상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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