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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시원한 동굴 탐험, 상쾌한 해안 유람… 골라 즐기는 삼척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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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삼척, 두가지 재미에 빠지다



동아일보

한여름 더위를 피하려면 강원 삼척이 제격이다. 삼척 내륙의 환선굴(사진)과 대금굴에서는 여름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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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냐, 시원한 그늘과 계곡이 기다리는 산이냐.’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선택의 고민에 빠진다. 강원도 가장 아래 쪽에 위치한 삼척시가 후보지라면 고민의 가짓수는 늘어난다. 아름다운 동굴이 있어서다. 여름 더위를 식힐 만한 곳으로 동굴과 겨룰만한 곳은 없다. “그래도 바다”라는 ‘해안파’와 “여름엔 동굴”이라는 ‘동캉스(동굴+바캉스)파’가 있다. 둘 가운데 당신의 선택은?》

○ 에어컨이 그립지 않은 동굴 피서

삼척시의 내륙 깊숙한 곳에 천연 냉장고가 자리 잡고 있다. 환선굴과 대금굴이다. 환선굴, 대금굴을 포함한 대이동굴지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두 굴은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에 비교될 정도로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

1997년 개방된 환선굴은 국내 석회암 동굴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덕항산 중턱에 있는 환선굴 입구까지 모노레일을 타면 5분이면 닿는다. 운동 삼아 등산로를 이용한다면 40분 정도 걸으면 된다. 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공기가 느껴지면서 한여름 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굴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서면 차가운 기운에 여름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동굴 안 온도는 평균 10∼15도. 얇은 겉옷을 챙겨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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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선굴


일반적으로 동굴 속은 어둡고, 길은 좁아 걷기에 불편하다. 환선굴은 다르다. 구불구불 넓은 동굴 안에 각종 조명과 계단, 다리 등을 설치해둬 걷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마치 커다란 중세시대 교회에 들어선 느낌이 들 정도다. 길의 폭이 최대 100m에 달하는 구간도 있다. 굴 전체 길이는 8k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관람이 가능한 구간은 1.6km 정도다. 중간중간 습기로 미끄러운 부분은 주의해야 한다.

동굴 속을 걷다 보면 5억3000만 년 전부터 자연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놓기 십상이다. 기이한 모양의 돌들과 세월이 만든 동굴 벽의 무늬들은 눈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샘솟게 한다.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졸졸’ 흐르는 시냇물, ‘콸콸’ 솟아나는 물줄기, ‘촬촬’ 떨어지는 폭포 등은 거대한 교향곡이 돼 귀를 즐겁게 한다. 감각기관을 활짝 열고 동굴 속을 이리저리 걷다 보면 평균 1시간 정도인 관람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환선굴과 달리 대금굴은 소박하다. 일단 굴의 길이가 1.6km 남짓에 개방 구간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 관람할 수도 없다. 하루 14∼17회, 매 회 4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동굴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많은 사람이 몰리면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체온으로 동굴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어서다.

운이 나쁘면 예약을 했더라도 입장하지 못할 수 있다. 동굴이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3월에는 녹아내린 봄눈에, 4월에는 봄비에, 6월에는 장맛비로, 8·9월에는 태풍으로 동굴이 침수되는 일이 종종 있다. 2007년 처음 개방됐을 당시 한 달의 절반이 침수돼 입장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만큼 구경이 쉽지 않다. 다행이라면 사전 예약을 한 사람들에게 그날 관람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대금굴은 사람이 드나들 만한 출입구가 없어 새로 만들어야 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을 올라간 뒤 인공터널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동굴 안에서는 전문 가이드가 동행한다. 조명이 화려한 환선굴과 달리 대금굴 조명은 매우 적다. 가이드가 비춰주는 조명에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적잖다. 가이드를 따라 걷다 보면 동굴 탐험대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물이 많은 동굴답게 사방에서 물이 튄다.

레일바이크 타고 즐기는 해안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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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해안에서 즐기는 해양레일바이크를 타면 시원함에 놀라고 재미에 두 번 놀란다. 그림같은 동해안의 풍광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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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는 오분, 한재밑, 맹방, 덕산, 부남, 궁촌, 원평, 초곡, 문암, 용화, 장호, 신남, 임원 등 해수욕장이 많다. 해수욕장마다 주변 풍광도 조금씩 다르다. 말 그대로 고르는 재미가 있다.

해변을 따라 놓인 해양레일바이크를 타면 해수욕장별 풍광을 감상하는 재미를 몇 배로 늘려준다. 총 길이는 5.4km 정도다.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곳은 궁촌정거장과 용화정거장 두 곳. 레일바이크가 두 곳을 오가기 때문에 둘 중 마음에 드는 곳에서 타면 된다. 돌아올 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다만 바다를 좀 더 잘 보려면 용화에서 타서 궁촌으로 올라가는 게 낫다. 궁촌에서 내려오는 방향은 철길 건너편으로 바다를 봐야만 한다. 레일바이크는 1시간, 셔틀버스는 30분 정도 걸린다. 연인, 친구와 함께 탈 수 있는 2인승(2만 원)과 가족이 이용 가능한 4인승(3만 원) 두 종류가 있다.

한여름에 레일바이크를 탄다면 ‘사서 고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설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타보면 ‘왜 이걸 지금 알았지’란 생각과 함께 “한 번 더”를 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만큼 이용하기 쉽고 재밌다. 페달은 힘들이지 않고 밟기만 하면 된다. 일행과 번갈아 페달을 밟을 수도 있다. 천천히 앞뒤 레일바이크와 간격을 맞추며 가다 보면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시원한 바닷바람은 덤이다.

도중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나온다. 하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어렵지 않다. 오르막일 때는 자동으로 레일바이크를 끌어준다. 내리막은 머리가 날릴 정도의 속도다. 계속 내리막길이 나오면 좋겠다고 바랄 때쯤 평지가 나온다. 도중에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한 터널 3개를 만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형형색색의 조명이 춤을 춰도 좋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만큼 인터넷 사전 예약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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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해상케이블카


삼척해상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날며 삼척해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케이블카 2대가 용화리와 장호항 사이를 운행한다. 길이는 874m. 장호항은 깨끗하고 투명한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곳이다. 케이블카 바닥에 투명유리가 있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케이블카에 냉난방 시설이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장호항에는 매년 여름에만 운영하는 투명카누가 있다. 카누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에서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용시간이 30분으로 짧은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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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문을 연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삼척의 새 명소다. 초곡항에서 용굴을 잇는 660m의 해안길이다. 길을 걷다 보면 삼척의 해안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그동안 육상 접근로가 없어 일반의 출입이 제한됐다.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초곡해안은 작은 고깃배가 드나들 수 있는 초곡용굴과 촛대바위, 사자바위, 거북바위, 피라미드바위 등 기암괴석이 있다. ‘삼척의 해금강’으로도 불린다. 길이 56m의 출렁다리도 놓여 있다.

◆ 여행정보

팁+ △삼척에는 다양한 종류의 맛집들이 많다. 도계읍에 위치한 ‘텃밭에 노는 닭’은 흔하지 않은 물닭갈비를 판다. 순한맛과 매운맛이 있으며 1인분에 8000원이다. 닭볶음탕과 비슷하지만 맛은 다르다. 우동이나 라면 사리를 넣을 수도 있다. 근덕면에 있는 ‘덕산바다횟집’은 물회로 유명하다. 1만5000원으로 조금 비싸지만 양이 푸짐하다. 삼척버스터미널 근처 ‘쌍용각’은 쫀득하면서도 바삭한 탕수육(소 1만7000원)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감성+ △영화: 외출(2005년·감독 허진호)
삼척해수욕장, 죽서루 등 삼척시내 곳곳이 세트장처럼 등장한다.
△스포츠: 마라톤. 삼척(초곡리) 출신 유명인 중 한 명이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다. 황영조기념관, 공원도 있다. 마라토너 이봉주의 처가댁이 삼척 덕산리다. 마을에 캐리커처 간판도 있다.

여행지수 (★ 5개 만점)

△여름에 시원하게 보내기 ★★★★☆
△해안 풍경 감상하기 ★★★★★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
△다양한 먹을거리 찾기 ★★★★
△다양한 체험활동 ★★★★

삼척=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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