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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분양가 상한제 前 막차 탈까" 대입 뺨치는 눈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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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실시하면 청약 가점이 얼마나 돼야 당첨될까요? 내년에 49점인데 서울은 기대를 접어야 할까요?'

'청약 가점이 64점인데 (분양 아파트가) 나오는 대로 지금부터 청약해야 할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까지 더 기다려야 할지 고민입니다.'

이르면 10월부터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발표된 지난 12일 이후,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런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조선비즈

지난 13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조합 사무실에서 조합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아파트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둔촌주공은 이르면 10월부터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 가격이 크게 낮아지고 사업성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조합원들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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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주변 시세보다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이 더 낮아지면서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부터 공급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막차 단지'에 청약 가점이 낮거나 애매한 수요자들과, 불투명한 공급 일정에 미리 당첨을 선점하려는 고(高)가점자들이 가세해 수요자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전 막차 분양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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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8~9월 서울, 경기 광명, 대구 수성구 등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총 11개 단지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高)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수억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형 건설사의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적지 않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최장 10년간 분양권을 되팔 수 없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막차 단지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달 28일 1순위 청약을 받는 동작구 사당 3구역 재건축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대표적인 막차 단지로 꼽힌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발표 이후 서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지다. 총 519가구 중 154가구(전용면적 41~84㎡)를 일반에 분양하는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813만원. 전용 84㎡가 8억원대다. 분양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전용 84㎡가 11억~1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상당히 저렴하고, 모든 면적이 9억원 이하로 중도금 대출도 가능해 모델하우스 문을 열기 전인데도 수요자들의 상담 전화가 빗발치고, 당첨권에 드는 가점이 몇 점일지 문의도 많다"고 했다. 이 밖에도 서대문구 홍제동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등이 분양 준비에 나서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막차 단지들은 전매 규제가 상대적으로 짧긴 하지만 10월 이후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다면 분양가 수준이 더 낮춰진 물량이 나올 예정"이라며 "결국 가격(분양가)이 청약 열기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점 60점은 돼야 당첨 가능"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무주택 기간과 부양 가족 수, 청약통장 보유 기간 점수를 더해 84점을 만점으로 하는 청약 가점으로 모두 당첨자를 뽑는다.

부동산114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당첨자의 평균 가점은 50점이었다. 지난달 분양한 서초구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서초그랑자이'의 평균 당첨 가점은 69점, 동대문구 '청량리역 롯데캐슬 스카이 L65'는 57점이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60점은 돼야 당첨권에 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점 64점은 배우자와 자녀가 1명이 있는 무주택자(세대주)의 경우 집이 없는 기간과 청약통장을 보유한 기간이 각각 15년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청약 가점에 따라 수요자들은 청약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40~50점대 가점자들을 중심으로 "분상제(분양가 상한제) 전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막차 분양에 무조건 넣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반면 60점대 가점자들은 강남권 재건축을 기다리며 "통장을 아끼겠다"는 의견과, "언제 분양할지 당첨을 확신할 수 없는 단지보다 지금 로또를 잡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5세 인(In) 서울 청약의 법칙' 저자인 청약 전문가 박지민씨는 "청약 가점이 높지 않고 현금이 많지 않다면, 무조건 강남 재건축을 기다리기보단 막차 단지들에 적극 도전해보는 게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송원 기자(lss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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