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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激浪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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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랴오위안허 七단 / 黑 신진서 九단

조선일보

〈제10보〉(113~130)=신진서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면 주변 환경까지도 그를 도왔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의 총아'였던 인터넷에서 수만 판을 단련했고, 2012년 입단 무렵 신설된 국가대표 팀에 뽑혀 최고 선배들 틈에서 기량을 키웠다. 곧장 바둑리그에 뽑혀 실전력을 배양, 최단 시간 정상권에 올랐다. 뒤이어 등장한 인공지능의 최대 수혜자이기도 하다. 신진서에겐 재능과 노력 외에 천운(天運)도 따라다니고 있다.

백 △이 놓이면서 바둑은 마지막 격랑에 휩싸인다. 114, 116으로 궁도를 줄이고 120으로 셔터를 내려 하변 흑의 보급로가 끊겼다. 128에 이르니 자체 활형(活形)을 갖추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백은 122로 123에 두어 패를 만드는 수단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흑의 팻감이 많아 선택할 수 없다.

128 때 선수를 잡은 신진서는 하변 흑을 둘러싼 중앙 백을 거꾸로 엮어 수상전에 나선다. 그가 믿는 것은 단단한 외곽 흑세다. 워낙 철벽이어서 흑이 충분히 택할 만한 작전이다. 중앙 백에 대한 포위 공격에 앞서 129에 붙인 수가 신진서다운 정교한 응수 타진. 참고도 백 1로 받았다간 6의 먹여침으로 10까지 패가 나 단숨에 망한다. 백은 130에 붙여 격렬히 저항하는데….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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