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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경고하면 잘 던지는 터너, 배신과 희망의 쌍곡선 [오!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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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제이콥 터너./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감독이 경고하면 잘 던지네".

KIA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제이곱 터너(28)가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14일 두산베어스와의 광주경기에서 선발등판해 7이닝 5피안타 3볼넷 1실점 호투를 펼치고 승리를 따냈다. 5월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따낸 이후 무려 77일 만의 승리였다.

터너는 입단 초기 큰 기대를 받았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진다는 것이 최대의 무기였다. LG와의 개막 2차전에 첫 등판했으나 5이닝동안 10안타 2홈런을 맞고 8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4월에는 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하면서 평균자책점 3.68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조금씩 KBO타자들에게 적응하는 듯 했다.

퇴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5월 초였다. NC 2이닝 7실점, SK 5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유난히 예민한 성격에 도망다니는 피칭을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볼 배합을 비롯해 투구 습관이 노출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데 이후 3경기에서 완투승을 포함해 22이닝 2자책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퇴출설도 쏙 들어갔다. "이제야 제 몫을 하겠다"는 기대감도 넘쳤다. 그러나 터너는 6월 5경기 평균자책점 7.07, 7월 4경기 평균자책점 7.36의 배신 모드로 돌변했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대행 체제로 바뀌며 상승곡선을 그었던 팀도 다시 떨어졌다. 5위와 워낙 승차가 많이 나면서 교체하기도 부담스러웠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몇 차례 쓴소리와 경고를 했다. 투수코치, 전력분석팀과 미팅을 통해 투구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급기야 선발보직을 박탈하고 2군행 아니면 불펜으로 돌리겠다는 으름장도 했다. 8월에도 나아지는 모습이 없자 아예 강제로 시즌을 종료시키겠다는 최후의 경고를 했다.

흥미롭게도 박흥식 감독대행이 으름장을 놓을때마다 호투했다는 점이다. 6월 이후 세 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는데 박 감독대행이 경고 사인을 보낸 직후였다. 14일에도 "오늘 등판결과가 안좋으면 아예 1군에서 제외하겠다"고 쓴소리를 하자 보란듯이 호투했다. "감독이 경고하면 잘 던진다"는 말이 나왔다.

경기후 터너는 "흔들리지 않고 좀 더 꾸준히 던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 그 결실을 본 것 같아 다행이다. 변화구 제구가 잘 됐다. 상대 타자들의 리듬을 무너뜨렸다. 우리 수비수를 믿고 좀 더 공격적으로 투구해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흥식 감독 대행이 듣고 싶은 말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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