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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본전? 틀어막고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야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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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신화 재현 준비' 김경문 감독 "홈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 국민들 기쁘게 해드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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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앞둔 김경문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식당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8.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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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의 주인공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61)이 다시 한 번 감동적인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김경문 감독에게 올림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다. 11년 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고, 야구가 올림픽에서 부활하는 2020년 도쿄 대회를 앞두고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시원한 빗줄기로 더위가 한풀 꺾였던 지난 12일, 서울 강남 한식당에서 만난 김경문 감독은 "내가 이걸(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냐"며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대회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먼저 2승 거둬야" 올림픽 출전권이 우선 과제

프리미어12는 오는 11월 개막한다. 세계랭킹 3위 한국은 쿠바(5위), 호주(7위), 캐나다(10위)와 C조에 포함됐다. 11월6일 호주전, 7일 캐나다전, 8일 쿠바전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 총 6개 팀이 슈퍼라운드에서 풀리그를 통해 순위를 가린다. 순위에 따라 결승전과 3·4위전이 열리는 방식이다. 슈퍼라운드는 일본 도쿄돔, 조조 마린스타디움(지바)에서 열린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2경기를 이겨야겠지. 첫 번째 목표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것"이라며 "결승전, 도쿄올림픽도 생각을 하지만 출전권을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홈에서 열리는 축제 아닌가. 축구로 따지면 A매치인데, 국민들이 얼마나 열광하면서 열심히 보시겠나. 국민들을 즐겁게 해드려야 한다"는 김경문 감독의 말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이번 프리미어12는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각 대륙별로 1장 씩 올림픽 진출권을 제공한다. 한국은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대만과 호주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해야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에 배분된 티켓을 차지할 수 있다.

조 편성 당시 '수월한 대진'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특히 세계랭킹이 가장 낮은 캐나다의 전력이 생각보다 탄탄하다고 김경문 감독과 김시진(61) 기술위원장은 입을 모은다.

최근 팬 아메리카 경기대회가 열린 페루로 건너가 캐나다, 쿠바 등의 경기력을 직접 확인한 김경문 감독은 "캐나다에 좋은 투수 3명 정도가 있어 계속 체크를 해야할 것 같다"며 "쿠바는 아직 전력이 덜 갖춰져 있었지만, 11월이 되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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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앞둔 김경문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식당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8.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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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바뀌는 마음 속 라인업 "선수들 믿는다"

지난 1월 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김경문 감독은 지금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10개 구단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해왔고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도 꾸준히 체크하며 '지피지기'를 위해 노력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팬 아메리카 경기대회를 지켜보기 위해 열흘 가량 페루에 머물렀다.

대표팀 마운드가 과거에 비해 약해보인다는 말에 김경문 감독은 "선수가 없다는 말은 할 수 없는 게 감독"이라며 "우리나라는 특유의 뭉치는 힘이 있다. 선배는 후배를 보듬고, 후배는 선배를 따른다. 28명이 모이면 또 강한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수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경기 수가 많은 것이 아니니까 선발 1+1에다 잘라막기, 벌떼야구 어떤 식의 야구를 할지 모른다"며 웃음과 함께 다양한 마운드 운용 계획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경문 감독의 초점은 일단 조별예선 3경기에 맞춰져 있다.

최종 엔트리 28명 선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노트에는 매달 자체 엔트리 28명 명단이 수정 업데이트 된다.

김경문 감독은 "조용히 야구장을 다니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그려본다. 많이 바뀌지는 않는다.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표팀 엔트리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혀있다는 뜻이다.

'경기 감각'도 김경문 감독이 선수 선발에 있어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결국 최종엔트리가 발표되는 10월3일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최종엔트리 선정 후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대회에 가까워졌을 때 베스트 컨디션을 보여줘야 한다. 대회는 단기전이다. 경기가 열리는 11월 6일, 7일, 8일 컨디션이 중요하다"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선수들은 따로 훈련을 진행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짜릿했던 한일전의 기억 "투수력 강한 일본, 지키는 야구로 이겨야"

'신화'라 불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인터뷰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그 땐 정말 겁없이 야구를 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11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이제 연륜이 쌓인 김경문 감독은 11년 전과 다른 야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칫 무모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큰' 야구보다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실리 야구'를 추구하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경문 감독은 "그 때는 솔직히 결과가 나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야구를 하면 안될 것 같다"며 "하늘이 또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이겨야만 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한일전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4강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라 쿠바마저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전은 대회 내내 부진하던 이승엽(KBO 홍보대사)의 홈런으로 승리, 극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김경문 감독도 "한일전에서 이겼을 땐 정말 짜릿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며 솔직한 감정을 표현했다.

이번에도 한국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면 한일전이 성사된다. 최근 한일관계를 감안하면 더욱 불꽃튀는 승부가 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일본에는 150㎞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많다. 타이밍이 맞을 때 즈음 계속 교체를 할텐데, 그런 상황에서 몇 점이나 나겠나"라며 "5점 주고 7점 내서 이기는 야구는 어렵다. 틀어막고 한 점을 지켜내는 야구로 이겨야 한다. 점수 주고 시원하게 쳐서 멋있게 이기는 야구는 지금 내 머릿속에 없다"고 투수전을 전망했다. 그만큼 한일전에서는 마운드가 중요하다고 김경문 감독은 내다보고 있다.

결국 국가대표 사령탑이 손에 쥔 카드는 선수들을 향한 믿음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 투수들도 잘 해줄 것"이라며 "2차 엔트리 45명까지는 고민을 할테지만 최종 28명을 추리고 나면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그 때부터는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들과 하나로 뭉쳐 해낼 것이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향한 아쉬움 "급하고 각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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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앞둔 김경문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식당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8.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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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두산 베어스에서 처음 감독 생활을 시작한 뒤 지난해 시즌 중 NC 다이노스에서 물러날 때까지 15년 동안 쉼없이 달려온 김경문 감독이다. 잠시 휴식기를 갖는가 했지만 이번엔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중책을 떠안았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 상황은 김경문 감독에게 아쉬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는 "프로가 성적을 내야 하는 곳은 맞지만 양상문, 김기태 감독을 보면 조금 급하고 각박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상문(58), 김기태(50) 감독은 올 시즌 나란히 중도사퇴했다.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의 성적 부진에 따른 결정이다. 지난해 NC에서 같은 과정을 겪었던 김경문 감독으로선 두 감독의 사퇴 과정이 가슴아플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위에서 여유가 없으면 아래도 여유가 없다. 감독이 여유가 없는데 선수가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이치와 같다"며 "감독들도 성적이 나쁘면 계약이 남아 있을지라도 그만둬야할 때를 안다. 그럴 때일수록 프런트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야구문화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남겼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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