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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6억 재산 신고한 조국, 민정수석 때 아내·자녀 사모펀드에 75억 투자 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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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 때, 아내 명의 해운대 아파트 친동생 前아내에 넘기기도
법무장관 내정된 지난달 28일, 조 후보자 아내가 친동생 前아내 소유 빌라에 임대 계약도
野 "사모펀드와 관계, 자녀 자금 출처, 친동생 前아내와 아파트 허위거래 여부 규명해야"
조 후보자 측 "친동생 前아내와 아파트 거래는 실제 거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2017년 한 사모펀드에 총 74억 5500만원을 출자하기로 투자 약정을 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또 조 후보자는 2017년 배우자 소유의 부산 해운대 아파트 1채를 친동생의 전 아내에게 판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사모펀드에 거액의 투자 약정을 한 배경이 무엇인지, 또 남동생의 전처에게 아파트를 넘긴 것이 위장 거래 아닌지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제출한 재산 관련 서류.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 모씨는 한 사모펀드에 67억 4500만원의 출자를 약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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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 측이 14일 국회에 제출한 재산 관련 서류에 따르면 조 후보자 아내 정모(57)씨와 딸(28), 아들(23)은 2017년 7월 31일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사모펀드)’에 각각 67억4500만원, 3억5500만원, 3억5500만원 출자를 약정했다. 사모펀드 출자약정금 총액(100억1100만원)의 약 70%를 조 후보자 아내와 자녀가 약정한 것이다. 조 후보자 아내 정씨는 실제로 9억5000만원을, 아들·딸은 각각 5000만원씩 출자금을 납입했다. 세 사람은 2017년 7월 31일자로 출자증서를 받았다. 이때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지 두 달이 막 지난 시점이다.

지난 2017년 8월 28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조 후보자 가족 재산은 당시 거주하는 부동산 등을 모두 포함해 49억 8981만원이었다. 펀드 약정금액이 조 후보자 가족의 전 재산보다 25억 5000만원 가량 많은 셈이다. 출자금으로 납입한 10억 5000만원도 조 후보자 전 재산의 20%에 달한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후 조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가 이같은 거액의 사모펀드 약정을 맺고 실제 10억원이 넘는 돈을 납입까지 한 경위를 두고 야당에선 "조 후보자 측과 사모펀드의 관계, 20대 자녀의 자금 출처 등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본인 명의 16억8000만원, 아내 명의 38억1000만원 등 총 56억4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블루코어밸류업은 사모펀드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가 2016년 7월 설립한 펀드로 투자금 전액을 가로등 양방향 원격제어시스템을 개발한 중소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는 블루코어밸류업 외에도 레드코어밸류업1호(40억원), 그린코어밸류업1호(60억원),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80억원) 등을 운용했다.

또 한국당 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조 후보자 아내 정씨는 2017년 11월 27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아파트 1채를 조 후보자 친동생의 전처인 조모(51)씨에게 3억 9000만원에 팔았다. 정씨는 1998년 12월 이 아파트를 사고 2003년 1월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한 뒤 약 15년간 소유해 왔다. 조씨는 해당 아파트 거래 당시 조 후보자 동생과는 법률상 이혼 상태였지만, 조 후보자의 배우자와는 교류를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배우자와 조씨가 아파트를 매매한 당시는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할 때다. 다주택자를 벗어나기 위해 조 후보자 남동생의 전처에게 아파트를 판 것처럼 꾸민 '허위거래' 의혹을 야당에선 제기하고 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조 후보자 측이 급하게 처분해야 해 팔았다"며 "증빙 서류가 다 있는 실제 거래"라고 했다.

이와는 별개로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에 내정된 지난달 28일에는 조씨가 소유한 해운대 중동에 있는 빌라에 조 후보자 아내 정씨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및 보증금 1600만원에 40만원의 월세 계약이었다. 이 빌라에는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조씨 소유 빌라임에도 임대인(빌려준 사람)은 정씨, 임차인(빌린 사람)은 조씨로 돼 있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선 이 역시 위장거래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조선일보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모씨와 조 후보자 동생의 전 아내인 조모씨가 체결한 빌라 임대차 계약서. 정씨가 임대인, 조씨가 임차인으로 돼 있지만, 이 빌라 등기부등본에는 조씨가 소유자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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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모씨가 조 후보자 동생의 전 아내인 조모씨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빌라의 등기부등본. 조 씨는 지난 2014년 12월 이 빌라를 매입한 소유자로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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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회에는 조 후보자 등 장관급 후보자 7명의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됐다. 7명 중 4명이 집을 두 채씩 소유했으며, 평균 재산은 약 38억원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 포함 총 106억 4,700여만원을 신고해 가장 재산이 많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139.74㎡) 두 채를 소유하며, 각각을 부부 공동명의로 했다. 경기 부천시 소재 50억원 상당의 공장 건물과 부지, 서울 마포 동교동 상가도 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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