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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국에살며] 외국인교사 심폐소생술교육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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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산업 현장에 있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10월 김해시 서상동 다세대주택 화재로 외국인 자녀 사상자가 발생한 후 외국인 안전의식 향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부터 외국인 교사도 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고 해서 인공호흡,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하는 법을 배운 데 이어, 올해도 사례 중심으로 다양하게 교육을 받았다.

먼저 구급대원의 시범으로 구명 조치 순서를 배웠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움을 요청할 때는 ‘누군가 AED를 가져와 주세요’가 아니라 ‘하늘색 티를 입은 분 AED를 가져와 주세요’라고 정확히 요청할 것, 심장 마사지는 횟수와 리듬이 중요하다는 것, 구명 행위는 생각보다 훨씬 힘이 들기에 구조자가 2명 이상일 경우 2분 정도 번갈아가면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다.

세계일보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나는 교육을 받기 전에는 구급조치를 하다 보면 갈비뼈가 부러지는 일도 발생한다고 들어 생명이 걸린 긴급한 상황에서 과연 침착하게 구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근무한 강사가 의학적으로 구급차가 오기 전 ‘4분이 왜 중요한지’ 심장과 뇌 영상을 통해 교육해 상황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뇌는 혈액 순환이 중단될 때 바로 조치하지 않으면 심각한 뇌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경우와 시행하지 않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심폐소생술 시도 때 생존율이 2~3배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교육을 받으면서 구급차가 오기 전 처치가 한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함을 영상을 통해 잘 깨닫게 됐다.

AED 사용하는 법도 심도 있게 교육받았다. AED는 요즘 많은 공공장소에 설치되고 있다. AED는 갑자기 심장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췄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 기기다. 요즘은 현장에서 신속하게 실시하기 위한 사용법이 음성안내서나 그림을 통해 설명이 잘 돼 있어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사용률은 극히 낮다고 한다. 실제로 주위에 AED 사용법에 대해 물어보니 잘 모르는 듯했다.

한국 내 체류 외국인은 200만 명(근로자는 14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안전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다. 외국인들에게도 안전교육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안전교육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안전체계에 대한 행동요령을 전달하고 재난상황에서 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 실정에 맞는 안전 및 문화 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번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으면서 안전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아무리 교육을 받아도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교육을 받은 지금은 급성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생존할 수 있는 ‘4분의 기적’ 골든타임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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