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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999~2000년] 송수련 작가ⓒ‥존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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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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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 224×162㎝ 순지+채색+먹, 1999 송수련 작업에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화면에 대한 간접적인 접근을 들 수 있다. 일테면 화면을 그 표면에 가해지는 특정의 이미지를 위한 단순한 지지체로 인식하지 않는다. 대신 이미지와 여타의 기법적인 효과가 화면과 일체를 이룬다. 이러한 사실은 화면의 소재가 다름 아닌 종이여서 가능한 것이며, 그로부터 회화적 효과가 배가되기도 한다.

이렇듯이 이미지와 기법적인 효과, 그리고 안료와 지지체가 구분되지 않으면서 일체를 이루는 것에서 소재의 물성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소재의 물성에 대한 인식이란, 색채 혹은 안료가 마치 종이 표면에 가해진 것이기보다는 원래 종이 성분의 일부인 듯 한 그 내부 깊숙한 곳으로부터 발원한 듯한 인상에 기인한다.

이렇듯이 안료와 종이의 성분상의 일치가 종이 특유의 소재적 성질, 질감 물성에 주목하는 작가의 일면을 말해준다. 그 효과는 특히 표면이 불규칙하거나 비정형적이며 두꺼운 수제 종이를 소재로 한 작업에서 두드러진다. 결국 화면에 대한 간접 적인 접근과 태도란 소재에 대한 무구분적인 총체화된 인식에 다름 아니다.

소재에 대한 간접적인 접근은 채색법에서도 발견된다. 일테면 화면의 뒤쪽에서 안료를 가해 그것이 표면에 스며들게 하는 배채법이 그렇다. 배채법 역시 한지 특유의 소재적 성질과 무관하지 않으며, 안료를 소재의 표면에 가하는 직접적인 방법과 비교된다. 이러한 채색법 역시 얇은 종이보다는 그 표면이 비정형화된 두꺼운 수제 종이를 사용한 그림에서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이렇듯이 종이의 표면이 아니라 뒤쪽으로부터 채색을 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표면에서조차 그 위에 종이를 덮은 상태로 안료를 가함으로써 안료가 종이의 표면에 직접 가해지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있다. 그 결과로 그림은 발색효과를 순화시키거나 부드럽게 하면서 이미지와 안료, 그리고 종이가 일체화된 느낌을 준다.

아마도 사물과 그 의미가 결정화되는 것을 피하려는 사물의 특이한 존재에 대한 작가(한국화가 송수련,한지화가 송수련,송수련 화백,종이회화 송수련,宋秀璉,SONG SOO RYUN,송수련 작가,Hanji Painter SONG SOO RYUN,한지작가 송수련,여류중견화가 송수련,KOREA PAPER ARTIST SONG SOO RYUN, KOREAN PAPER ARTIST SONG SOO RYUN)의 인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글=고충환/미술평론가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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