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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과 코미디의 묘한 줄타기, '광대들'이 보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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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영화] 역사적 사실에 더한 상상력 <광대들 : 풍문조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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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관련 사진. ⓒ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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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관객을 웃기고 즐거움을 선사한 여러 사극 코미디가 있었다. 대부분 상상에 근거한 픽션의 성격이 강했는데 김주호 감독은 더 구체적 사실을 끌고 와 자신만의 코미디 요소를 버무리곤 했다. 그의 상업영화 데뷔작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는 얼음 저장고인 서빙고에 얽힌 사연에 블록버스터 요소를 섞어 극화한 결과물로 관객들에게 꽤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사실(fact)과 허구(fiction)의 혼합을 팩션(Faction)이라 한다면, 김주호 감독은 여타 한국 감독들에 비해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축에 속한다. 그런 그가 다소 오랜 침묵을 딛고 내놓은 결과물이 <광대들: 풍문조작단>(아래 <광대들>)이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13일 언론에 먼저 공개된 이 영화는 진지함과 코미디의 경계가 전작에 비해 더 분명해진 모양새였다.

역사의 속성

<광대들>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 세조 말기. 우리에겐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으로 잘 알려진 왕이다. 각종 법령을 정비하고 법치 국가의 틀을 세운 이로 평가받기도 한다. 다만 영화는 그의 말년을 조명함으로써 상상력이 비집고 갈 틈을 확보해 놓았다.

영화는 소문을 조작하고 각종 연기에 능한 다섯 광대(조진웅, 고창석, 김슬기, 윤박, 김민석)가 세조(박희순)에 대한 백성의 원성을 잠재우려는 한명회(손현주)의 부탁에 응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광대를 제외한 주요 인물은 대부분 실재했던 역사적 인물들로 광기에 사로잡힌 세조나 그 주변에서 권력을 쥐고 있던 공신들의 이면이 잘 드러나 있다.

소문으로 사람을 현혹한다는 점에서 소위 가짜뉴스를 떠올릴 법하지만, 그보다 영화는 권력자들이 어떻게 역사를 조작하려 하고, 말과 소문의 힘의 본질을 짚는다. 기록된 역사가 100프로 진실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영화는 꽤 진지하고 무겁게 이 사실을 녹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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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관련 사진. ⓒ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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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관련 사진. ⓒ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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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예고편 등에 공개된 코믹 요소는 광대들과 그들에 얽힌 인물을 통해 풀어놓는다. 입담 좋은 광대 리더 덕호(조진웅)를 필두로 기술자 홍철(고창석), 악기 연주에 능한 무녀 근덕(김슬기), 그림 솜씨가 좋은 진상(윤박), 몸놀림이 빠른 팔풍(김민석) 등. 이들의 특성을 이용해 여러 코믹한 상황과 대사를 영화 곳곳에 깔아놓았다.

이런 면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미지수다. 한명회, 세조 부분에선 정통 사극의 요소가 강조되고, 광대의 활약에선 웃음이 강조되는 흐름을 두고 일부 관객은 부자연스럽게 느낄 여지가 있다. 구성의 허점이라기보다는 감독의 의도 자체가 그랬으니 그 부분을 감안한다면 영화의 만듦새가 허술한 건 아니다.

오히려 약점은 메시지를 너무 숨기지 않는 데에 있다. 극 중 캐릭터의 대사가 설명적인 부분이 꽤 되는데 좀 더 힘을 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후반부로 치닫는 지점에서 개연성을 지적받을 여지도 있다. 세조의 각성, 한명회와 그 공신 일당을 처단하려는 광대들 사연에 집중하다 보니 이들의 속박과 탈출 과정이 좀 느슨하게 묘사된 면이 있기 때문.

장르의 묘미

이런 아쉬움에도 <광대들>은 감독 특유의 개성을 잘 드러내며 그가 추구하려던 미덕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식으로 완결됐다. 연출자 의도가 잘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세조실록에 기록된 수십 가지 기이한 현상, 초자연적 사건을 바탕으로 지금의 골격을 짠 것만으로도 일단 박수 받을 만하다.

사실 이런 시도는 꾸준히 나와야 한다. 다루기 어려운 재료, 특히 비극성과 역사적 무거움이 공존하는 사실을 코미디 요소에 버무리는 식은 김주호 감독 아니면 쉽게 엄두를 못 낼 소재다. 손현주-박희순, 그리고 다섯 광대를 연기한 배우들은 저마다 재능을 십분 발휘했다. 약점이 있는 만큼 미덕 또한 분명하니 전체적으로 무난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사극, 코미디, 액션 활극의 요소가 다 담겨 있기에 관객 입장에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몇 가지 잔인한 장면이 좀 과했지만 이에 크게 거부감 없는 이라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을 작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류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한 줄 평: 안전한 선택을 과감히 피한 도전에 박수를
평점: ★★★(3/5)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관련 정보

감독: 김주호
출연: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고창석, 최원영, 김슬기, 윤박, 김민석, 장남열, 최귀화 등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작: 영화사 심플렉스
각본: 신동익
크랭크인: 2018년 3월 31일
크랭크업: 2018년 8월 3일
러닝타임: 108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9년 8월 21일


이선필 기자(thebasis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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