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4375149 0232019081454375149 04 0403001 6.0.16-HOTFIX 23 아시아경제 0

中 양보 없이 트럼프는 왜?…무역전쟁 '화해 국면vs일시 정지'(종합)

글자크기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강공 일변도로 치닫던 무역전쟁에 '일단 정지' 버튼을 눌렀다. 9월1일부터 3000억달러(약 363조3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부과하려던 10%의 추가 관세 중 일부를 철회하거나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중국도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내리면서 미국의 조치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9월1일자로 예정했던 대(對) 중국 추가 관세 부과 품목 중 일부를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부과 시점을 12월15일로 연기 한다고 밝혔다. USTR은 건강, 안전, 국가안보 관련 제품 등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하고, 특정 제품에 대해선 12월15일로 늦추기로 했다. 부과 연기 품목 목록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휴대폰, 노트북(랩탑), 비디오게임 콘솔, 의류와 신발, 특정 장난감, 컴퓨터 모니터 등을 해당 품목으로 예시했다.


때마침 중국 인민은행은 14일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7.0312위안으로 고시했다. 전거래일 대비 0.02% 절상한 것으로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31일(6.8841위안) 이후 9거래일 연속 달러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올리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맞서왔다. 미ㆍ중 무역협상 대표단은 전화 통화를 갖고 2주 안에 협상 재개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 부과 유예에 대해 "크리스마스 시즌 소비자들에게 끼칠 피해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많은 다른 그룹의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단지 미국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몇몇 품목에 대해선 관세 부과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추가 연기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No)"고 잘라 말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선 지난 1일 추가 관세 부과 발표 및 5일 환율조작국 지정 등 미ㆍ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내년 11월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선물 등 중국산 시즌 용품을 수입하면서 고율의 관세를 물게 된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된 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들어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주식시장이 급락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소비재 수입업자들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면서 고객들에게 이를 전가하거나 스스로 부담을 하면서 불만을 터뜨려 왔다는 점도 한 이유가 됐다고 WSJ는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과 경기 하방 압력에 고개를 숙였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또 "이번 조치로 최소한 미ㆍ중 무역전쟁의 일시정지 버튼이 눌러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이 실패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 짐 차노스는 CNBC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기다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미국이 충분한 압력에 굴복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중국에게 줬다"고 비판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대중국 관세 부과가 미국 소비자에게는 충격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쳐왔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조치가 국내 사정을 고려한 일시적 조치일 뿐 대중국 양보 등 무역협상의 국면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당국자는 WSJ에 "이번 조치가 중국 당국에 올리브 가지를 내민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 당국이 미국 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약속하는 구조적 변화에 대한 저항을 계속하는 한 무역협상은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