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인터뷰] 정동영 "호남서 민주당과 1대1 구도 만들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도권 총선, 민주당·정의당 선거 연대 열어 놓아…"민주평화당 정체성은 범개혁 진보연대의 한 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원다라 기자] "핵심은 불안감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사진)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분당 사태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힘을 합쳐야 하는데) 정치공학만 앞세우니…." 정 대표는 탈당을 선택한 의원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내 제4당'이라는 평화당의 지위는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오는 16일 탈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평화당 소속 의원은 정 대표를 포함해 4명만 남게 된다. 황주홍, 김광수 의원의 추가 탈당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아시아경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평화당을 상징하는 녹색 넥타이를 매고 인터뷰 내내 달변을 이어갔지만 얼굴에 스며든 수심(愁心)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정 대표가 선택한 해법은 '재창당의 길'이다. 그는 내년 4월 제21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범보수연합'이 태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맞물려 범개혁 진보연대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정 대표는 "평화당은 범진보 연대의 한 축으로써 당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면서 "(평화당의) 정체성은 범진보 진영의 일원으로써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총선에서 필요하다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과 선거 연대(협력)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평화당의 정치적인 기반인 호남의 선거 전략은 다르다.


정 대표는 "호남에서 민주당이냐, 평화당이냐 선택하게 하도록 1대1 구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선거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의 민주당 견제심리, 제3정치세력에 대한 열망 등을 고려한다면 해볼 만한 구도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정 대표는 "이렇게 당을 깨버리면 1대1이 아니라 1(민주당)대 다야(多野) 구도가 되는데 그것은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시아경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평화당의 방향성과 관련해 ▲개혁정치 ▲여성정치 ▲젊은정치 ▲약자 대변 등으로 정리했다. 정 대표는 "명망가 중심의 정당이 아니라 이름은 없지만 다수를 이루는 사람을 대변하는 정당의 길을 가겠다"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택시 기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탈당파 의원들에게 쓴소리를 전했다. 그는 "농민, 노동자, 눈물 흘리는 약자들을 다 외면했다"면서 "탈당한 열 명의 의원 중에 상당수는 (약자를 돕기 위한 자리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탈당파 의원들이 꿈꾸는 정계개편과 관련해 "명분 없는 정치는 존립이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정 대표가 바라보는 21대 총선의 시대정신은 '변화'다. 평화당이 뚜벅뚜벅 변화의 길로 걸어간다면 민심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아시아경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 '정동영 정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저는 대선에 실패했지만 대선보다 더 큰 가치는 한국 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헌법을 바꾸고 선거제를 바꿔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를 언급했다.


정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계에 입문했다. 오는 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이하는 그의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호남 정치인들이 분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독립운동에 김구라는 산맥이 있었다면 민주화운동에는 김대중이라는 산맥이 있었다.(김 전 대통령의) 거대 비전이 그리운 시절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