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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AI·로봇·3D프린팅, 日 선점에 당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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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선도 신기술

日 발빠른 연구·개발력 우위

수출 규제에 발목 잡힐수도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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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 수출 규제로 한국의 ‘급소’를 찌른 일본이 반도체 제조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로봇·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신기술 분야에서도 한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과학기술 업계는 “미래성장 산업에서 주도권을 쥔 일본이 향후 10년 동안 한국의 기술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관련 수치로 드러난다.

우선 산업 전반으로 이식되고 있는 AI 분야에서 일본의 강세가 뚜렷하다. 딥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AI 각 세부 분야의 특허에서 모두 일본이 한국을 앞섰다.

올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펴낸 ‘AI 기술 트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위권 기업·연구기관 중 12곳이 일본 기업으로 가장 많았다. 12곳은 도시바, NEC, 후지쓰, 히타치, 파나소닉, 캐논, 소니, 도요타, 일본전신전화, 미쓰비시, 리코, 샤프 순이었다.

이어 미국이 IBM, MS, 구글 등 3곳이었고 한국도 삼성, LG, ETRI로 3곳이었다. 독일이 지멘스·보쉬 등 2곳 수준이었다.

특히 일본은 실제 필요성이 높은 기술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논문 건수로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는 중국과 달리 일본은 ‘돈’이 되는 특허 개발에 집중한 것으로 WIPO 보고서는 분석했다.

AI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도 최근 “논문 피인용 상위 권에는 일본이 없다. 일본은 논문을 안쓰고 특허를 챙기고 있다”면서 “한국이 AI 연구에서 일본에도 뒤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로봇 기술 개발력도 한국보다 우위를 보인다. 정부의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생산에 필요한 일본의 부품·제품 수입액은 7450억원이다. 그런데 일본이 3918억원으로 전체 수입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로봇 부품·제품 수출액 경우에도 일본이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5위권 밖으로 순위도 공개되지 않았다.

반도체 만큼이나 소재·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갖는 3D 프린팅 기술도 일본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최근 3D 프린팅 기술력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과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0.9년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기술격차는 2.6년으로 벌어졌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영상 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인 이미지센서의 경우, 일본 소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1.1%에 달한다. 2위인 삼성전자(17.8%) 보다 크게 앞서는 수치다. 그동안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주로 활용돼 왔는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5G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상용화될수록 쓰임새가 늘어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교역을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의 물결을 따라간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단결해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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