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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내년 총선에서 TK·PK는 한국당 험지일까 텃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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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김미나의 정치적 참견시점

홍준표·김병준 등 영남권 출마 전망

“수도권은 누가 챙기나” 당내 비판 나와

공천 혁신 위해 일각에선

다선 의원 ‘수도권 차출론’도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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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누가 챙기나”

요즘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주 내놓는 푸념입니다. 당 지지율은 10% 후반대로 떨어지고, 지역 민심은 싸늘하기만 한데 ‘수도권 지역’ 표심을 모아줄 계기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아섭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 4월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물밑에서 때를 기다렸던 잠룡들이 슬슬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 내부에선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이들의 시선이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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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김병준·비례의원들 TK·PK 총출동?…“대구가 험지”


홍준표 전 대표는 14일 ‘경남 창녕·함안보 해체 반대 국민 궐기대회’에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유튜브 ‘홍카콜라’를 통해 소통하고, 자신의 책 출판 기념회, 각종 세미나 등에 꾸준히 참석해왔지만,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 참석하는 건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1년2개월만에 처음입니다. 이 지역은 홍 전 대표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참석 사실을 밝히면서 “1996년 2월 처음 정치를 시작하면서 신한국당에 입당할 때 그 마음으로 정치인생 마무리 작업을 시작한다”, “진충보국의 기치를 걸고 대한민국이 저에게 베풀어준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했습니다. 행사 참석을 알리는 글이라기엔 비장합니다. 이 때문에 그가 이 지역에 출마를 밝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이 지역 현직인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이날 항소심 선고 공판에 나섭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일에도 “나는 강북 험지인 동대문을에서 3선을 해서 국회의원 4선 모두를 험지에서만 보낸 사람”이라며 “저에게 험지 출마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기 고향에서 편하게 국회의원 하는 사람들은 모두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고 반발했습니다. 이미 ‘험지 출마’를 해왔다고 주장하는 그가, 정치인생 마무리 작업을 고향이자 한국당 텃밭인 PK에서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홍 전 대표처럼 ‘텃밭’ 출마를 노리고 있는 사람은 더 있습니다. 지난 2·27 전당대회 전까지 한국당을 이끌었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미국에서 돌아온 뒤 첫 일정으로 지난 6월4일 영남대에서 강의 정치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가 눈독 들이고 있는 수성갑은 4선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한국당 의원 중에서도 여럿이 TK에서 뛰고 있습니다. 이미 지역구에 터를 잡고 활동을 하는 인물 중에 강효상 의원(대구 달서병), 김규환 의원(대구 동을),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등이 있습니다.

그나마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에서 5선의 추미애 민주당 전 대표와 맞섭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지역 주민, 특히 청년층과 소통하는 행보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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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선 의원 수도권 차출론…“자기 당선 가능성만 계산” 우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현재 공천 혁신안이 담긴 보고서를 황 대표에게 제출한 상탭니다. 여기엔 △신인 50% 가점 △청년·여성에게 최대 40% 가점 △탈당 혹은 공천 불복 전력 의원에게 최대 30% 감점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현역 의원들은 이 중에서도 ‘신인 50% 가점 기준’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 제안이 현실화된다면 TK·PK 지역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의 대규모 물갈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도 ‘텃밭’의 주인을 갈아엎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보탭니다. 한국당 한 지도부 의원은 <한겨레>와 만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다선 의원 ‘물갈이’가 능사가 아니다”라면서도 “그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올라오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당 혁신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홍 전 대표, 김 전 위원장 등 인지도가 높은 이들이 수도권, 특히 서울 강북 지역에 나선다면 10% 중반대에 머물러 있는 한국당의 수도권 지지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얘깁니다.

당 내부에선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미 당으로부터 ‘은혜’를 입은 것 아니냐”며 “가뜩이나 수도권은 내년 선거가 어렵다는데 패기 있게 수도권에 나서겠다는 의원이 없다. 자기 당선 가능성만 계산하면서 주저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지적이 쏟아집니다.

현 20대 국회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국당 의원이 29명에 불과합니다. 이 지역 전체 의원이 122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제1야당 치고는 초라한 수준입니다. 수도권 지역구를 둔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흘려 들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일부 ‘잠룡’들의 말처럼, 내년 총선에서 TK·PK가 한국당 ‘험지’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민주당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년 총선에서 대구 지역에 공천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분위기는 한층 더 들썩이고 있습니다. 한국당 내에선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의 지역구가 대구라는 사실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보수 표심이 분열돼 오히려 민주당에게 유리한 구도가 짜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영남권이 과거처럼 깃발만 꽂아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험지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보수가 밀리는 구도에서 근거지부터 이념적·세력적으로 유의미한 인물을 당선시켜 지지기반을 다져야할 필요는 있다”고 짚었습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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