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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어 헌혈량도 감소 … '헌혈하면 휴가 주기'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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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선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

환자 맞춤형 혈액제제 공급하고

수혈 후 관리까지 역할 확대 목표

중앙일보

7일 원주시 혈액관리본부에서 만난 조남선 본부장은 "수혈자에게 부작용 없는 맞춤형 혈액을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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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엔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헌혈하러 가는 문화가 있어요. 헌혈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봉사라는 생각을 어린 시절부터 심어주려는 거죠. 저도 10대 때 헌혈을 시작해 여기까지 왔네요.” 지난 7일 강원도 원주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만난 조남선(57) 본부장의 말이다.

지난 7월 혈액관리본부장으로 임명된 조 본부장은 국내 진단검사의학계를 오랜 시간 지켜온 혈액 권위자다. 본부장직은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서울대 의대 학부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진단검사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대한적십자사에 입사해 혈액수혈연구원장·중앙혈액검사센터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조 본부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헌혈 활성화다. 국내 수혈량 등을 고려해 적십자사가 추산한 연간 적정 헌혈 건수는 300만 건이다. 지난해엔 288만 건을 기록했다. 보건당국은 2022년 248만 건까지 줄어들 거로 내다본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로 혈액 공급량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본부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년층 헌혈을 독려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은 유독 30~69세 중장년층 헌혈률이 낮다”며 “10~20대 헌혈에 의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8년 한국의 30~69세 헌혈 비율은 31.5%, 같은 해 대만은 두 배가 넘는 65.5%였다. 조 본부장은 “2022년까지 우리도 42%로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헌혈 공가(公暇) 제도 확대와 민방위 교육시간 인정을 추진 중이다. 헌혈 공가는 직원들이 헌혈하면 휴가를 주는 것이다. 현재 한국도로공사·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일부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이다.

또 다른 과제는 시설 현대화를 통해 혈액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2003년 혈액 채취부터 검사·수혈까지 전산화하는 혈액정보관리시스템 구축했다. 또 채혈 시 감염 위험성을 줄이도록 일회용 기구를 사용하고, 헌혈 전에 반드시 문진(問診)하도록 했다. 그는 “2022년까지 수혈자의 상태에 맞춘 특수혈액제제(製劑)를 더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혈액원 건물 대부분은 지은 지 30여년이 돼 노후화했지만, 정부의 도움 없이는 현대화가 어렵다. 또 신규 R&D 투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본부장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혈액 사업의 모습은 채혈부터 공급, 수혈 이후 부작용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현재 적십자사는 채혈부터 공급까지만 담당한다. 수혈 이후 나타나는 환자의 증상 진료 등은 병원이 관리한다. 조 본부장은 “적당량의 혈액이 수혈돼 부작용은 없는지까지 관리하는 혈액 감시, 즉 헤모 비질런스(Hemo-vigilance) 체계까지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원주=고석현‧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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