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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후폭풍’…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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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분양’ 저울질 … 일부 리모델링 선회 움직임도 / 분양가 갈등 벌인 둔촌주공 등 / 소급 적용에 당혹 … 대책 고심 / 일부 조합선 “재산권 침해” 반발 /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강구 / 국토부 “확정된 재산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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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일대에 아파트단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지난 12일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발표 등으로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들이 분양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의 직격탄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사정권에 든 서울 재건축·재개발 등 이른바 정비사업 추진 단지가 충격 속에 분주히 해법을 찾고 있다.

13일 서울의 주요 정비사업 조합은 긴급회의를 열어 전날 발표된 분양가 상한제 대책을 모색하는 모습이었다. 조합에는 조합원들의 문의와 항의도 쏟아졌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어제부터 조합장은 물론 모든 직원이 전화를 받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계속 전화가 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둘러 기자 전화를 끊었다.

인근에서 영업 중인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아파트 소유자들의 분노가 굉장히 크다”며 “이 지역은 이주도 다 마치고 철거 직전 단계인데 분양가 상한제 소급을 당한다니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이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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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철거 공사가 한창인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 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의 행보도 주목된다. 둔촌주공은 재건축 뒤 1만2032가구의 매머드급 아파트촌으로 재탄생한다. 일반분양 물량도 4787가구에 달한다. 조합은 11월쯤 이를 분양하려고 3.3㎡당 3500만원가량의 평균 분양가를 책정했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600만원대의 분양보증 가격을 제시하자 후분양을 저울질했다.

그러나 전날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발표가 모든 일정을 원점으로 돌렸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최초 입주자모집공고’로 일원화했기 때문이다. 이미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해 상한제 적용을 피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도 입주자모집공고 전이라면 소급해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분양가가 3.3㎡당 2200만∼25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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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조합도 오는 24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HUG는 이 단지의 분양보증 가격을 주변시세(3.3㎡당 6000만~6500만원선)보다 낮은 3.3㎡당 4569만원으로 제시했고 조합은 이에 반발해 후분양을 검토했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후분양을 통해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던 일부 재건축과 재개발단지들이 이제는 서둘러 선분양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은데 10월까지는 시기적으로 촉박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는 단지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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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일부 초기 재건축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곳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북의 일부 재개발단지는 HUG 기준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나왔다.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구역에서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세운’은 시뮬레이션 결과 HUG의 분양가 규제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나을 수 있다고 보고 정밀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조합은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책도 강구 중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미 이에 대한 법리검토를 마쳤고, 지난해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헌법소원이 각하된 전례도 있어 비관적이다. 이와 관련해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건축) 관리처분계획 속에 예정 분양가격이 나와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예정가격일 뿐 법률적으로 확정된 재산권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고 ‘기대이익’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산권 침해 논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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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에는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시스


박 차관은 재건축 사업으로 도시 기반시설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들며 정비사업의 ‘공공적 성격’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확산하거나 재현되는 부분이 있다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이외의) 추가로 필요한 조치들을 언제든지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디지털미디어국 이슈팀=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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