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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두번 죽이는 가습기살균제, '특조위 처방'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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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참사특조위 "구제급여·계정 합쳐 피해자 차별 없애야", 피해지원 개선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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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전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지원소위원장이 13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 18층 대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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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관련 질환자를 모두 건강 피해자로 인정하고, 피해자 차별 논란을 빚어온 구제급여와 구제계정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아래 사참위)는 13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 18층 대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첫단추 잘못 꿴 피해자 지원, 땜질식 처방 안돼"

피해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지원소위원회(소위원장 황전원)는 이날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제도의 6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 7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사참위는 현행 피해지원제도 문제점으로 ▲ 지나치게 협소한 건강피해 인정 ▲ 질환별 피해인정 방식 한계 ▲ 구제급여와 구제계정으로 피해자 차별 ▲ 판정기간 미준수 등으로 피해 가중 ▲ 피해 인정자에 대한 유명무실한 지원 ▲ 기업 배·보상 지연에 대한 정부 노력 부족 등 6가지를 꼽았다.

사참위는 개선 방안으로 ▲ 가습기살균제 관련 질환자는 차별 없이 모두 건강 피해자로 인정 ▲ 사전 고시 여부와 상관없이 가습기살균제 관련 질환을 모두 인정 ▲ 법률 취지에 합당한 심의기준 개선 ▲ 구제급여와 구제계정을 통합하여 기금으로 확대하고 위로금 등 실질적 피해지원 ▲ 피해자 소송 시 정부 지원 의무화 ▲ 판정절차 간소화와 피해자 추천 위원 참여 확대 ▲ 지속적인 피해지원 시스템 구축 등 7대 원칙을 제시했다.

황전원 지원소위원장은 "그동안 피해자 설명회에서 의견을 청취하고, 특조위 내부 실무 TF(태스크포스)에서 전문가 의견 수렴, 환경부 정책에 대한 현안 점검 등을 토대로 개선 방안을 만들었다"면서 "7월 19일 피해자 대회에서 직접 설명하고 지난 9일 전원위원회에 보고해 사참위 정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황 소위원장은 "정부는 잘못된 첫 단추를 시작으로 땜질식 처방만 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여야를 떠나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희생된 분이 하루빨리 구제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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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가습기살균제 피해 지원 제도와 사참위 개선안 비교 ⓒ 사회적참사특조위



"구제급여-구제계정 피해자 차별, 정부-기업 통합기금 만들어야"

이날 사참위에서 제시한 개선 방안은 그동안 가습기넷을 비롯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문제들과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하는 질환을 폐질환, 천식, 폐렴 등 8가지 정도로 제한하고 있는 반면, 피해자들이 진단받은 피해 질환은 안과, 신경계, 피부, 내분비계 질환 등 20여 가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정부는 피해자를 단계별로 구분해 1, 2단계 피해자만 건강피해자로 인정해 정부재정으로 구제급여를 지급하고, 나머지 3,4단계 피해자 등은 구제계정 대상자로 지정해 기업 분담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는 6500여 명, 이 가운데 사망자도 1400여 명에 이르는 반면, 구제급여와 구제계정 대상자는 각각 800여 명, 2100여 명에 그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사참위에서 열린 피해 인정 포럼에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물론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구제급여와 구제계정 구분 방식이 피해자 차별이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관련기사:의료 전문가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진짜-가짜 구분 잘못" http://omn.kr/1jjb6 )

황전원 소위원장은 이날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취지는 '상당한 개연성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해 지원해 주라는 건데 정부가 이를 협소하게 해석해 시행령에 '상당한 인과관계 인정' 등 엄격한 근거를 제시하도록 바뀌었다"면서 "독립된 판정위원회를 만들어 정부에서 고시한 질환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관련 질환으로 판정된 모든 질환을 지원 대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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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전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지원소위원장이 13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 18층 대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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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 소위원장은 "구제급여 대상자만 정부가 건강피해자로 인정하고 구제계정 대상자는 손해배상소송은 가능하지만 승소하기 어렵게 했다"며, 구제급여와 구제계정 구분을 없애고 정부와 기업 출연금을 특별기금으로 통합해 모든 건강피해자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공은 정부와 국회로 넘어갔다. 문제는 정부가 이같은 개선 방안을 받아들이더라도 특별법 개정안이 마련돼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사참위는 최근 자유한국당에서 비상임위원으로 추천한 김기수 프리덤뉴스 대표 부적격 인사 논란에 이어 양순필 상임위원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으로 시끄럽다. 가습기넷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지난 12일부터 가해 기업인 애경 직원에게 수차례 식사 접대를 받은 양순필 위원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관련기사 : 김기수 이어 양순필... 야당 추천 인사에 발목 잡힌 사참위 http://omn.kr/1kd7w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접대받은 사참위 위원... 애타는 피해자들 http://omn.kr/1keem )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피해자 가족도 "오늘 발표한 내용은 사참위 대책안일 뿐 정부가 입법한 것도 아니고 국회에서 어떻게 반영될지도 알 수 없다"면서 "피해자들이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더 서둘러 시행될 수 있도록 사참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황 소위원장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을 개정하고 시행령을 바꿔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원들을 만난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시연 기자(sean@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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