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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분양가 상한제 놓고 與일각 “민심 잃을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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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미봉책일 뿐…노무현정부 실패 답습”

-여권 “집값 잡으려다…” vs “꼭 필요” 양분

헤럴드경제

12일 오후 철거 공사가 한창인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 이 아파트의 재건축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은 11∼12월께 예정돼있던 일반분양을 10월 중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적용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을 이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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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효과를 두고 야당이 정책시행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엇갈린 의견을 보여 주목된다. 특히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역민들의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개발과 재건축 현안이 많은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엔 고민을 한아름 안게 됐다는 말도 들린다.

한 여당 의원은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조치를 취해버리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며 “집값 잡으려다 집값은 커녕 총선 민심도 못 잡을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확대 적용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전세계적으로 집값 잡기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데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이번 조치의 효과가 6개월~1년에 그쳐 정책 자체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보수 야권은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 등 부작용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 중이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주변 신축 아파트의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다는 정부의 막연한 기대감은 자기합리화가 가져온 착각”이라며 “정의실현과 집 없는 서민을 위한 ‘사이다’ 정책으로 포장하지만 마실 때만 시원하고 곧 더 심한 갈증을 유발하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문재인 정부는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아니 그때보다 못하다”며 “아마추어 장관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위험하고 어설픈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결국은 누구를 힘들게 하고 누구에게 이득이 될 것인지 살펴보기 바란다”고 각을 세웠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 가격 하락 또는 안정을 유도하지만, 공급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따른다”며 “정부는 공급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책의 실질적 실효성이 담보되기 위해선 정비사업 인허가 물량을 포함한 공급 대책에 대한 대비책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거래 위축도 발생하지 않도록 같이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적용 시점과 지역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범여권에서도 부동산 상한제의 확대 적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충분하진 않지만,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은 환영한다”며 “평화당은 후분양제와 분양 원가 공개 등까지 깊이 있게 다뤄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통해 “뒤늦게나마 대책이 나온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알맹이 빠진 분양가상한제 확대로는 집값 안정을 이룰 수 없다”며 “모든 선분양제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고 민간택지 분양 원가 공개 항목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우려와 비판을 의식한 민주당은 추후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분양가 상한제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효과에 대해 긍정 외 일부 풍선효과 등 우려 여론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정부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정책을 만들고 적용해 나가겠다. 앞으로도 시행령 개정이나 시기에 있어서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을 재차 강조드린다”고 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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