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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패스트트랙 공조 안갯속으로… “본회의 올릴 수 있겠나” 회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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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정동영(가운데) 민주평화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후원회장·전당대회의장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비당권파 탈당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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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의 분당으로 선거제ㆍ사법개혁을 다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패스트트랙 여야 4당(자유한국당 제외) 공조의 한 축인 평화당이 쪼개지면서 추진 동력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미 심리적 분당 사태를 맞은 바른미래당도 패스트트랙에 힘을 보탤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 4당의 대오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본회의에 올릴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퍼지고 있다.

11일 평화당을 탈당한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 9명은 대체로 ‘패스트트랙 반대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난 4월 말 선거제ㆍ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ㆍ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때만 해도, 여야 4당 공조 약속과 개혁 동참이란 명분으로 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법안에 대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공조 이탈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세력 이미지를 구축하려면 더불어민주당ㆍ정의당 등 범진보세력과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의당과의 연대를 강조한 당권파와 선을 긋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대안정치 대표인 유성엽 의원은 지난 5월 평화당 원내대표에 취임한 이후 “현 선거제 개혁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대안정치 소속으로 평화당 몫의 정치개혁특위 위원인 이용주 의원도 농촌 지역이 손해를 본다며 선거제 개혁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사법개혁특위도 탈당파인 박지원 의원이 평화당 몫의 위원이어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평화당은 박지원ㆍ이용주 의원의 탈당으로 패스트트랙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됐다. 만약 평화당과 다른 야당이 두 의원의 상임위 배치를 문제 삼는다면, 두 특위 논의에도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패스트트랙에 대한 당론을 모을 수 없는 건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이 길어지면서 패스트트랙은 관심 밖 사안이 됐다. 무엇보다 사개특위 사보임 권한 행사로 패스트트랙 처리를 강행했던 김관영 전 원내대표 시절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반대파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원 개인 소신에 맡길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정개특위 소속인 지상욱 의원은 현 선거제 개혁안에 반대하는 입장인 만큼 반대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사개특위에는 패스트트랙 법안을 반대해 별도 수정안을 제출한 권은희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설사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본회의에 오르더라도 통과는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의석 수를 기준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에 찬성하는 민주당(128명)과 바른미래당 내 찬성파(10명 안팎) 정의당(6명), 평화당(4명), 민중당(1명), 범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3명) 수를 합쳐도 과반(149석) 의석을 겨우 넘는다. 그러나 공조 균열과 선거제 개혁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면서 일부 이탈 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적인원 297명인 현 구도로 보면 이탈 표가 4표만 나와도 패스트트랙 법안은 부결된다. 한편 정개특위는 13일 여야 간사 회동을 열고 1소위위원장 선정 등 향후 선거제 개혁안 처리 방향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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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왼쪽 두 번째)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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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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