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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평화당 분당에 바른미래당 '동상이몽'…계파별 셈법 제각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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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론' 당권파, 정치권 파장 예의주시…孫 "바른미래당과 아무 상관 없다"

호남계 '대안신당' 합류 여부 주목…집단탈당 가능성은 작아

안철수·유승민계 "같은 배 못 탄다…평화당 탈당파, 고립될 것"

연합뉴스

발언하는 손학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8.12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동환 기자 = 민주평화당의 12일 분당 사태가 야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제3지대론을 주창해 온 바른미래당 역학 구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당내에서는 평화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가 두 쪽으로 나뉘어 반목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분당을 부채질할 결정적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안철수·유승민계 의원들로 꾸려진 비당권파의 갈등이 근본적으로 당권 싸움에 있다는 점에서다.

당 지도부는 이날 평화당 탈당 사태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대변인단은 공식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평화당 탈당파 의원들이 결성한 '대안 신당'이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지켜보는 한편 과연 이 공간을 손 대표의 제3지대론과 같은 궤에 놓을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섣불리 이들과의 통합 혹은 연대 메시지를 던졌다가 자칫 추후 정계개편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손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당 내부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평화당 일은 바른미래당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력하게 선을 그은 것도 이러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당권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평화당 의원들의 탈당으로 제3지대 공간이 넓어졌다기보다는 그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런저런 움직임들이 있겠지만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평화당과의 통합을 주장해 온 일부 호남계 의원들이 개별 혹은 집단 탈당해 이른바 '대안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점치지만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중진 의원은 "중도세력의 대통합을 이루려면 평화당 일부가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비문·자유한국당의 비박 세력과도 합쳐야 한다"며 "당장 평화당 탈당파들과 손잡는 것은 명분도 가능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당내 호남계 의원들도 정계개편에 대한 견해가 제각각이어서 집단 탈당의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는 거로 보인다"며 "평화당 탈당 사태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 몰랐다. 이들이 한동안 고립되면서 길을 잃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당 공동대표를 지냈던 박주선 의원은 "우리는 일찌감치 '제3지대 빅텐트'를 꾸리고 그 가치와 정신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며 "이제 당 전체가 '대안 신당'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에 반대하는 당내 모든 세력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서겠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안철수·유승민계 의원들로 구성된 비당권파는 평화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을 일부 세력의 '총선용 꼼수'라며 평가절하했다.

유승민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호남 패권 지역정당을 만들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며 "우리 바른미래당은 개혁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전국 정당을 추구한다. 이들과는 절대 같은 배를 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계에 속하는 의원 역시 "제3의 공간에서 덧셈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왜 벌써 자신들 당에서 뛰쳐나와 뺄셈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들이 내세우는 탈당 논리를 과연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당권파 일각에서는 이날 평화당 탈당 사태가 호남계뿐 아니라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가 그리는 정계개편 1차 시나리오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손 대표가 올해 초부터 당내 호남계 및 평화당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회동을 가진 사실을 들어 당 지도부가 평화당과의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고 의심, 공격해 왔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의원은 "의원들 모두가 내년 총선에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기호 3번으로 출마하겠다고 의원총회에서 약속한 바 있다"며 "마음이 바뀐 의원들이 있다면 그들끼리 당에서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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