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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쿨'한 여행지] ③ 영상 12도 광명 동굴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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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쓸모를 다한 광산들이 박물관, 와인 바, 레스토랑과 카페, 냉풍욕장 등 관광명소로 변신하고 있다.

그중 최고봉은 '폐광의 기적'이라 불리는 광명동굴이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 개발돼 금·은·동·아연을 채굴하다 1972년 폐광된 이후 새우젓 저장고로 활용됐고 2011년 광명시가 매입해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2015년 유료화 이후 4년 만인 지난 5월까지 무려 500만 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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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 지하호수 [사진/조보희 기자]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날, 광명동굴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동굴 입구에 서자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때린다. 따가운 햇볕과 차가운 바람의 부조화. 연중 12도로 유지되는 동굴은 그야말로 천연 에어컨이었다.

패딩이나 점퍼 차림의 사람들을 보니 아차 싶었다. 입구에서부터 팔에는 소름이 돋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벽면을 장식한 입구 구간은 '바람길'.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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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장식된 '빛의 공간' [사진/조보희 기자]



◇ 환상적인 동굴 탐험

동굴 여행의 첫 공간은 '웜홀광장'. 동굴 내 4개의 길이 만나는 곳으로 화려한 장미꽃 모양 조명으로 치장돼 있다. 이곳은 계절에 맞는 분위기로 1년에 4회 변신한다.

은하수처럼 화려한 빛으로 장식된 터널인 '빛의 공간'을 지나면 미디어파사드쇼가 펼쳐지는 '동굴 예술의전당'이 나온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지구 중심부로 여행을 떠나는 스토리를 프로젝션 매핑과 레이저 쇼로 화려하게 구현했다. 동굴 암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쇼는 탄성이 터질 정도로 환상적이다.

동굴 암반수를 이용한 아쿠아월드도 있다. 수족관에서는 쉬리와 버들치를 비롯해 몸통 내부가 보일 정도로 투명한 글라스 캣피시, 인디언 나이프시피, 유령 같은 블랙 고스트, 피라냐, 공룡시대 물고기인 폴립 테루스 세네갈스와 스포티드 가아 등 특이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소망을 적은 황금패를 걸어두는 소망의 벽과 9m 높이에서 물이 쏟아지는 황금폭포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황금궁전과 황금의 방이 나타난다. 이곳에선 행운을 들어준다는 광명동굴의 캐릭터인 아이샤와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좀비캐슬'이란 이름의 공포체험관도 있다. 무시무시한 좀비 모형과 장식이 무더위를 싹 날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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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골룸 조형물 [사진/조보희 기자]



발걸음을 옮겨 넓은 공간에 도착하면 거대한 용이 눈을 번쩍이며 동굴 천장을 기고 있다. 용 아래에는 영화 '반지의 제왕' 속 골룸이 자리한다. 이 조형물은 '반지의 제왕'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회사인 뉴질랜드의 웨타워크숍이 제작한 것이다. 간달프의 지팡이도 한쪽에 전시돼 있다.

동굴 암반수를 맛볼 수도 있다. 예전 광부들이 채광할 때 먹던 생명수로 수질검사 결과 '먹는 물 기준'에 '적합' 판정을 받았다. 물맛은 달곰하고 시원하다.

바위를 뚫어 만든 '불로문'을 지나면 근대역사관이다.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역사를 그래픽, 영상으로 보여준다. LED를 이용해 각종 식물을 키우는 식물원을 지나면 와인동굴이 나타난다. 이곳에선 국내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 2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매일 와인을 바꿔가며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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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팩토리 [사진/조보희 기자]



◇ VR체험관과 업사이클아트센터

동굴 입구 왼쪽에는 VR체험관이 있다. VR 헤드셋을 쓰고 각종 기구에 오르면 동굴과 관련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우선 12인승 광차 롤러코스터에 오르면 환상적인 갱도가 눈 앞에 펼쳐진다. 아이샤의 안내를 받아 황금방에 도착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갱도에서의 착암, 폭파, 채굴의 과정을 VR로 체험하고, 행글라이더로 광명동굴의 전경과 광명시의 관광 코스를 감상하며, 광명동굴이 있는 노두바위에서 암벽등반도 경험할 수 있다.

동굴 오른쪽에는 색을 주제로 한 어린이 공간인 레인보우 팩토리가 자리한다. 색상실험실에선 색의 조각들과 술래잡기를 하고, 그림자연구소에선 하늘에서 떨어지는 공을 튕기며 놀 수 있다. 또 오로라 발전소에선 빛의 터널을 거닐고 구름 위 미끄럼틀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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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아트센터에 전시된 작품 [사진/조보희 기자]



광명동굴 아래쪽에 있는 업사이클아트센터도 흥미롭다. 이곳은 버려지는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작품이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공간으로, 각종 업사이클 예술품이 전시돼 있다.

환경파괴로 살 곳을 잃은 오랑우탄이 양은냄비와 철, 세라믹으로 제작돼 있고,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한 코끼리, 폐나무 조각으로 만든 호랑이와 악어, 페트병으로 만든 고래, 폐 주방기구로 만든 독수리 등이 전시돼 있다.

폐자재로 만든 옷과 인형, 가방, 램프, 촛대, 화분 등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미니 액자, 병 조명 등을 만드는 수업이 진행된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9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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