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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블록체인으로 진화하는 포인트·마일리지 프로그램···충성고객은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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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활용해 포인트 관리하는 기업 늘어나

기업에겐 신뢰, 소비자에겐 편의성 제공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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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마일리지가 고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포인트와 마일리지는 기업들이 단골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와 상품을 이용하는 실적에 따라 구매 권한을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고객은 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외면한다. 수많은 기업이 비슷한 포인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또 포인트를 실제 상품을 구매하기까지 걸리는 적립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소멸기간이 지나면 포인트는 사라지기도 한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대표적이다.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마일리지가 서비스 차원인지, 아니면 실제 고객의 자산인지를 두고도 10년째 해묵은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포인트·마일리지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로 다른 포인트의 통합’이 꼽힌다. 그러나 각 기업의 포인트는 서로 다른 디지털 인프라 위에 구축되어 있고, 통합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개인정보관리 문제도 불거진다. 분산되어 있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는 일은 해킹에 취약한 환경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포인트 프로그램의 통합은 불가능한 미션일까?

기업에겐 신뢰를

활기를 잃은 포인트·마일리지 제도를 살리기 위한 ‘치료법’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포인트·마일리지 제도 통합 플랫폼을 만든다면 기업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제휴사 마일리지를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별도의 중개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블록체인의 투명성은 제휴 파트너사에게 신뢰를 제공한다.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기업들이 포인트·마일리지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선 모두가 인정하는 투명한 거래 내역이 필요하다. 서비스 운영 주체가 임의로 조작할 수 없고, 데이터의 진본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이에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통합된 제휴사 마일리지들은 ‘디지털 월렛’에서 사용할 수 있다. 고객이 디지털 월렛에 보관된 포인트·마일리지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프라이빗 키를 사용하게 되므로, 기업이 고객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보관해야 할 의무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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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겐 편의성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무엇보다 포인트 적립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상호 호환되는 포인트·마일리지를 하나의 디지털 월렛에서 관리하면 실사용을 위한 적립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불편했던 소멸 기간도 사라진다. 그동안 포인트·마일리지는 기업이 소유한 중앙 서버에 귀속되어 있었다. 이 같은 포인트·마일리지를 블록체인에 올리게 된다면 데이터의 주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즉 고객이 원하는 경우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영구적인 개인 자산이 되는 셈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마일리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링플랫폼의 이우준 본부장은 “(포인트 제도가) 기존 기업중심의 환경에서 고객 편의 중심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뭉칠수록 효과적

블록체인 통합 포인트·마일리지 플랫폼은 두 가지 모델로 분류할 수 있다. ‘얼라이언스형’과 ‘마켓 플레이스형’이다.

블록체인 솔루션 업체 키인사이드는 ‘트라벨 얼라이언스(Travel alliance)’라는 테마를 내세워 국내 숙박업체 야놀자를 중심으로 유관 제휴사의 포인트를 호환시키고자 한다. 또 다른 모델인 마켓 플레이스형은 분산된 포인트·마일리지를 하나의 블록체인 플랫폼에 통합시켜 새로운 사용처를 확보하려는 형식이다. 루니버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링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두 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축 마일리지 역할을 하는 토큰의 활용 여부다. 얼라이언스 모델은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제휴사 간 합의가 전제돼 있어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 주로 내부 순환용으로 사용된다. 반면 마켓 플레이스형 모델은 제휴사의 마일리지를 새로운 토큰으로 교환해주고, 이를 활용해 수익을 실현하거나 제휴사가 지원하지 않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다.

링플랫폼 이우준 본부장은 “하나의 기업이 자기 마일리지를 블록체인화 할 때는 기존 중앙화 시스템으로 운영할 때와 큰 차별성이 없다”며 “여러 기업들의 마일리지를 통합시킬 경우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이 신뢰의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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