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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호날두 노쇼'에 법적 대응 확산...K리그도 항의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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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가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사진=네이버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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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 vs 유벤투스FC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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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벤투스 대 팀 K리그 간의 친선경기에서 벌어진 크리스타이누 호날두(유벤투스)의 ‘노쇼’ 사태에 분노한 축구팬들이 잇따라 소송에 나서고 있다.

당시 경기를 관전한 팬들이 주축이 된 네이버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는 유벤투스 내한 친선경기를 총괄한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 법률대리인단장인 김민기 변호사는 “29일 본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의뢰인들로부터 본 사건을 위임 받아 주식회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최초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장을 접수했다”고 30일 밝혔다.

김민기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 참여한 원고들은 호날두의 팬들이며,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팀 K리그-유벤투스’ 경기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고들은 주식회사 더페스타의 호날두 출전 시간 및 팬사인회 등에 대한 과장광고를 통해 기망 당해 해당 경기 티켓을 구매했고 호날두에 대한 팬심에 큰 상처를 입어 정신적 손해 또한 발생했다”며 “원고들에 대한 재산적,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서 호날두 사태 소송에 첫발을 디뎠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 사태의 피해자들이 입은 손해를 원만히 배상받고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응을 준비 중이다”며 “더페스타와 한국프로축구연맹, 유벤투스, 호날두 등 본건과 관여해 사리사욕만 채운 부조리한 사람들에게 징벌을 내리기 위해 추가 소송인단을 계속 모집 중이고 대규모의 2차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검사 출신인 오석현 변호사는 주최사 더페스타는 물론 유벤투스 구단과 선수 당사자인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형사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오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피해자들은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광고를 믿고 티켓을 구매했지만 실제로는 출전하지 않았다”며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구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피해자들을 속여 60억원 상당의 금액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페스타는 호날두가 45분간 경기를 뛸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기죄가 성립한다면 호날두도 공범”이라고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또 당시 경기장 광고판에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가 노출된 점에 대해서도 더페스트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업자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그밖에도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법률사무소 명안은 “소송에 참여하고자 하는 인원이 2000명을 넘어섰다”며 “오는 9월 중 법적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안 측은 “계약의 주된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티켓 구매자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최사인 더페스타에 과실 책임을 물어 티켓값의 50~70% 금액을 반환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오킴스 역시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배상받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피해자 모집에 나서는 등 분노한 축구팬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졸지에 ‘호날두 사기극’의 공범이 되버린 K리그도 분노하긴 마찬가지다.

김진형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친선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유벤투스가 여러 가지 계약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을 항의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유벤투스가 킥오프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 경기 시간을 전·후반 각 40분, 하프타임 10분으로 줄여달라는 무리한 요구도 했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고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제안까지 내놨다”고 주장했다.

프로연맹은 이번 항의 공문에서 킥오프 시간도 맞추지 못한 유벤투스의 무책임함과 경기 시간까지 변경해달라는 거만함을 지적했다. 이번 친선경기를 승인해준 이탈리아 세리에A(1부리그) 사무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유벤투스의 계약 위반을 명시한 공문을 전달했다.

비판 여론에 궁지에 몰린 주최사 더페스타는 “호날두가 유벤투스의 출전 요청을 끝까지 무시했다”는 내용의 유벤투스 구단 관계자의 발언을 공개했다. 물론 이는 유벤투스 구단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유벤투스 구단 관계자는 더페스타와의 전화통화에서 “호날두에게 ‘너의 팬들을 위해, 너의 이미지를 위해 잠깐이라도 출전해라’고 요청했지만 그가 거절했다”며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일부 선수가 호날두에게 ‘왜 출전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지만 호날두는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작 당사자인 호날두는 한국에 대한 미안함을 1도 가지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호날두는 자신의 SNS 계정에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로부터 수상한 ‘마르카 레전드 어워드’ 사진을 올리면서 “상을 받게 돼 영광이고 나를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는 글도 남겼다. 그의 게시물 밑에는 ‘Messi all time best’(메시가 최고), ‘hate you’(당신을 증오한다) 등 호날두를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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