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 깊은 상처…‘사과 그 이상’ 조치 필요

‘날강두’ 거센 후폭풍…유벤투스 “사과 위해 조만간 방한”

팬들은 환불·배상 집단소송 준비, 프로축구연맹도 후속조치 준비

“위약금, 팬에게 쓰여야” 목소리

축구팬들이 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채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의 ‘노쇼 논란’의 후폭풍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침묵하던 유벤투스가 직접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상처받은 팬심을 위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벤투스의 방한을 주최했던 로빈 장(한국명 장영아) 더 페스타 대표는 29일 “유벤투스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를 위해 조만간 방한하기로 했다”며 “그쪽에서 사과의 뜻과 함께 호날두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더 페스타는 이날 유벤투스와 체결한 계약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벤투스가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후속 조치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장 대표는 “유벤투스의 공식 입장을 받은 뒤 말씀을 드리는 게 맞다”며 “유벤투스 측이 29일 (사과나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날두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전에서 ‘45분 이상 뛴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호날두가 뛴다는 이유로 입장권 판매 수익이 한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다인 6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유벤투스 선수단의 지각 소동으로 50여분 가까이 늦춰졌음에도 호날두의 출전만 기다렸던 팬들이 크게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페스타와 유벤투스가 내놓을 후속 조치는 결국 입장권을 구입한 팬들에 대한 보상 여부가 관건이다. 양측이 체결한 계약서에서 핵심 조항인 ‘호날두의 45분 출전’에 따라 위약금이 발생한다. 더 페스타는 유벤투스에 개런티를 지불할 때 위약금을 제외하고 건넬 방침인 가운데 이 위약금이 팬들에게 쓰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고 40만원을 호가하는 티켓을 구입했던 팬들은 법무법인 명안을 통해 환불 및 배상 등을 위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친선전의 또 다른 당사자인 프로축구연맹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축구연맹은 계약서 세부 조항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따르면 호날두 미출전을 포함해 항목별 위약금이 비교적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벤투스의 공식 사과와 함께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더 페스타와의 계약서를 면밀하게 살펴본 결과 경기 지연과 선수단 구성(1군 선수 70% 엔트리 위반 등), 팬미팅 같은 다양한 항목에서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한 상태”라며 “항목별로 각각 1억~2억원씩 받아낼 수 있는 위약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앞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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