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경찰, 사건 초반 고유정 의심 안 한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전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36)의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이 고유정을 의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고유정이 전화를 꼬박꼬박 받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피해자 실종 단계에서부터 과학수사까지 담당한 경찰 8명의 인터뷰가 방송됐다.
이데일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 측은 고유정의 범죄가 치밀해 부실수사로 오해받고 있다고 했다. A 경찰은 “수사의 기본도 모르는 경찰로 매도되는 것 같아서 담당수사관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 “고유정의 진술을 하나하나 파헤쳐 가면서 적극적으로 저희들이 분석해서 범죄 혐의점을 찾아낸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동생과 25일 밤 8시 2분경 마지막 통화를 했다. 동생에 따르면 이후 9시 20분경 동생이 카톡을 보냈지만 피해자로부터 ‘낯선 말투’의 답장이 왔다. 이어 연락이 두절되고 27일 오후 6시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데일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피해자 동생은 “형이 전처를 만나러 갔는데 돌아오지 않는다. 전처가 좀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 폭언, 폭행 때문에 형이 이혼을 했다. 좀 찾아봐달라고 했는데 이게 위치추적이 안 되는 가출신고로 된 거다.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자살 신고를 하면 위치파악을 해준다고 하더라. 한 시간 있다가 112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고유정과 4차례 통화를 한다. 경찰은 27일 오후 6시 9분 고유정에게 전화해 “실종자와 연락 주고받은 게 있냐”고 물었다. 고유정은 “오늘 문자 주고받은 거 있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11시 20분 “실종자와 언제 만났고 혜어졌냐”고 경찰이 묻자 고유정은 “25일 아침에 테마파크에서 만났고 펜션에 가서 식사하고 저녁 8시쯤 헤어졌다”고 했다.

이날 오후 11시 35분 고유정은 “테마파크에서 놀다가 각자 차량으로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실종자 차는 마트에 세워둔 채 펜션까지는 제 차로 함께 이동했다”고 했다.

28일 오전 6시 10분 경찰이 고유정에게 피해자와의 문자 내용에 대해 묻자 고유정은 “사실 펜션에서 저를 폭행하며 강간하려다가 나간 거고 제 몸에 멍도 들었다”라며 “27일에 주고받은 문자도 성폭행 고소한다고 했더니 미안하다 내년에 취업도 해야 하니 고소하지 말아달라는 답장이 온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툼의 정황과 장소까지 밝혀졌는데도 불구, 고유정을 의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이 전화를 하면 꼬박꼬박 받았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했고. 고유정은 25일 (피해자가) 저녁에 나갔다 이거 빼고는 다 사실관계랑 일치한다. 그래서 고유정 말을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더군다나 거기 애도 있지 않냐. 네 살 넘은 애까지 있는데 거기서 고유정을 의심하는 건 좀...”이라고 했다.

고유정 말을 듣고 경찰은 피해자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꺼진 장소를 수색하고, 마트 주차장에서 차량을 발견해 자살 흔적을 찾는데 집중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살 의심이기 때문에 이 사람을 빨리 발견해서 목숨을 구해야 되겠다. 거기에 초점을 두고 구하기 바쁜 거다. 추적하기. 그래서 관련자 모두 용의자에서 빠진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주의할 점은 실종사건은 살인과 연관돼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모든 사람을 용의선상에 두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피해자 지인은 “경찰은 순전히 고유정 말만 믿고 피해자 동생 말은 전혀 무시했다. 피해자가 고유정이라면 치를 떠는 사람인데 어떻게 성폭행 시도를 할 수 있느냐. 그런데 경찰은 이런 말까지 했다. ‘남자라면 그럴 수 있다’고”라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