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밀착카메라] 치킨집서 '냉면'…배달앱의 배신? 변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음식을 시켜먹을 때 스마트폰 배달앱을 많이 이용하는데요. 배달음식의 위생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25일) 밀착카메라가 배달전문 음식점들을 다녀봤습니다. 소비자들 기대와 달랐거나 혹은 역시나 하는 곳들이 꽤 있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부산에서는 위생이 불량한 배달음식점이 여럿 적발됐습니다.

쥐똥이 발견된 곳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사용하거나, 화장실에 식재료를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단속반 : 단무지를 왜 화장실에 보관하고 이럴까]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배달음식 관련 신고 건수는 143건.

문제가 반복되자 식약처는 전국 배달음식점 약 10만 곳을 대상으로 위생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배달음식 위생 문제는 소비자가 배달앱을 통해서만 업체를 접하기 때문에 더 쉽게 발생합니다.

업체에 대해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배달앱을 통해 서로 다른 브랜드의 닭볶음탕을 각각 시켜봤습니다.

몇 분 뒤 한 배달원이 닭볶음탕 두 개를 배달해줍니다.

[배달원 : 같은 가게라서, 원래 이름 다르게 같이 올리는 그런 게 있어서. 닭도리(닭볶음)가 거기서 거기거든요.]

한 업체가 똑같은 메뉴를 여러 브랜드로 파는 것입니다.

선택지가 많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 음식점의 음식입니다.

이 업체가 앱에 등록한 브랜드는 치킨부터 보쌈, 아귀찜까지 취재진이 찾은 것만 30개가 넘습니다.

소비자는 이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해당 업체에 직접 가봤습니다.

손님을 받는 홀이 없이 주방만 있는 곳입니다.

[직원 : 사장님 안 계셔가지고.]

냉면 브랜드를 걸고 있는 곳.

실제로 가보니 치킨집입니다.

[직원 : (냉면도 만드세요 여기?) 아니요 저희는 주로 다 받아서 써요. (기성품을 사 가지고 조리를 해서 나가는…) 그렇죠.]

냉면, 도시락, 김치찜 등 브랜드를 내놓은 또다른 배달음식전문점.

이곳도 홀이 없고 대신 전화기 여러 대가 눈에 띕니다.

브랜드 별로 주문 전화번호는 다르지만 모두 여기서 받습니다.

주방과 떨어진 곳에 있는 냉동고에는 기성 새우튀김과 돈까스가 쌓여 있습니다.

사업자는 브랜드 하나당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개수 제한 없이 배달앱에 브랜드를 광고할 수 있습니다.

[배달음식점 직원 : (왜 같은 사업장인데 여러 이름으로 등록하는 건지?) 먹고살려고요. 하나만 하면 장사가 안 되잖아요.]

배달앱 측은 음식 종류별로 브랜드를 내는 것은 앱 특성을 활용한 사업자의 전략이라면서도 같은 음식을 여러 브랜드로 파는 것은 파악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은 엇갈립니다.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김유진/경기 고양시 : 맛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리뷰를 먼저 보는 편.]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박정선/경기 고양시 : 전체적인 메뉴를 판매를 하는 거를 제대로 공지할 수 있게. 어찌 보면 허위인 거잖아요. 독점하는 거잖아요.]

업체에 불만이 생겼을 때 호소할 곳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부대찌개 브랜드를 광고하는 한 배달음식점.

원룸 건물 1층에 주방이 있지만 간판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직원 : (여기가 OOO인가요?) 네. (왜 간판이 없나요?) 배달앱으로만 하니까. 그런 경우 많이 있어요.]

[소비자 :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예요. 프랜차이즈 느낌이었고. 실망을 진짜 많이 했죠.]

현재로서는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에 위생 문제가 있어도 그 앱에 불만을 접수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식약처는 앱 운영자가 이런 문제를 신고하도록 제도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서울 성동구는 배달음식점 주방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성동구청 :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업소 스스로도 주방 위생에 대해 신경 쓸 수 있도록…]

내게 배달되는 이 음식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이렇게 확인할 수 있는 것,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하고 기본적인 방법 아닐까요.

(화면제공 : 부산시)

(인턴기자 : 곽윤아)

윤재영, 방극철, 홍승재, 김정은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