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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안규백 “중러 영공 침범, 실수 아니다”…나경원 "돌격대장식 외교가 안보의 틈 내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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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왼쪽)과 정경두 국방부장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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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24일 국방부로부터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영공 진입 사건을 보고받은 뒤 “이번 사건은 의도적이고, 계획된 중ㆍ러의 합동 훈련”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어제 국방부에 초치된 중ㆍ러 무관들도 그렇게 인정했던 사실”이라며 “(중ㆍ러의 KADIZ와 영공 진입은) 실수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러시아 전략폭격기 두 대가 오고, 그 찰나에 (영공을 침범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왔다. 의도된 훈련과 영공 침범이 아니었다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내려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또 “(중·러의 KADIZ 침범은) 다목적 포석이 있다고 본다. 남방 삼각관계인 한ㆍ미ㆍ일 관계의 틈새를 벌려두는 이유도 있고, 미ㆍ중 간 무역 갈등도 영향을 끼쳤다. 또 최근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수출한 것도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기기 오작동 때문에 영공을 진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국과 러시아는 적성 국가는 아니다 보니 이쯤에서 적당히 끝내자는 제스쳐로 보인다. 치고 빠지는 식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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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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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와 국회에서 면담했다. 윤 위원장은 “한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번영을 위한 파트너인데 군사 도발이 이뤄진 것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 윤 위원장은 “막심 대사대리가 설사 영공 침범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고의는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여야, 미묘한 입장차=정치권은 KADIZ를 침범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을 이날 일제히 규탄했다. 하지만 각론은 다소 달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과 우리 정부의 적극적 대처를 전폭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인 한국당 안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제 호구’니 ‘대한민국 사방이 뚫렸다’라느니 정부를 공격하기에 급급한 얘기만 나오고 있다”며 “제1야당이 국가 안보상의 문제를 정쟁의 빌미로 삼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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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동북아시아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군사적 위기 고조 행위 중단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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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치밀한 계획에 의해 자행된 이번 영공 침범은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뒤흔드는 무책임한 군사적 위협”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또 “(중·러의 KADIZ 침범은) 와해하는 한ㆍ미ㆍ일 삼각 공조의 틈을 파고들어서 자유 동맹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의도”라며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라는 위험천만한 카드부터 꺼내는, 물불 안 가리는 돌격대장식 외교가 결국 우리 안보의 틈을 내보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한국당 이날 오후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중ㆍ러ㆍ일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국당은 결의안에서 지난 23일 공개된 북한의 신형 잠수함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전력을 고도화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단호히 촉구한다”고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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