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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러 "기기 오작동" vs 軍 "의도된 훈련"…영공침범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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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찮은 러시아의 해명…러 정부 공식 입장은 아직

국방부, 내부 회의 개최하고 러측 자료 제공 검토

뉴스1

지난 2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러시아의 TU95 전략폭격기. © 로이터=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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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러시아측은 '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돌발상황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방부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판단은 기기 오작동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차석 무관은 전날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영공 침범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비행은 사전에 계획했던 중국과 연합비행 훈련이었으며, 기기 오작동이 아닌 최초 계획된 경로대로 비행을 했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러시아측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자유한국당)과 면담을 갖고 "영공 침범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진상조사를 지켜보자"고 밝혔다고 윤 위원장이 전했다.

러시아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영공 침범을 인정하고 유감을 나타낸 것은 아닌 만큼 정부도 이에 대해 공식적인 판단을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군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입장을 곧이곧대로 수용하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 무관이 어제 협의에서 "기기 오작동일 수도 있겠지만 '정상적 루트(비행경로)를 밟았다면 (영공을) 침범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합동참모본부의 상황 보고를 받은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울릉도 북동 방향에서 (중·러 군용기가) 합류해 함께 KADIZ를 칩입해 울릉도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의도적이 아니었다는 것은 허언"이라며 "이런 일은 처음이고, 러시아의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또 "조기경보기까지 작동했기 때문에 이것은 계획된 행동으로 보고 있다. 저는 이것이 실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국방부에서 분석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받지는 않았지만 중·러에 군사 훈련·협력체계에 대한 시도가 아닌가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에 자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군은 내부 회의를 통해 자료 제공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후 발생할 러시아측과 실무협의 등 다각도적인 검토를 거친 뒤 러시아측의 '기기 오작동' 주장의 사실 여부를 가려내 그에 맞는 대응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우리 군이 대응한 것을 두고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일본에게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당초 입장자료에 러시아 측에도 강한 유감을 표하는 내용을 포함하려 했지만, 러시아측이 유감 표명을 했다는 사실이 청와대에 의해 공개되자 입장자료를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19.7.24/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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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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