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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성(性)-마약' 연루 연예인 설 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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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은 소속사의 일방 요구로 전속계약이 해지됐다. 강지환이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성남=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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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강일홍 기자] '황하나는 면죄부를 받아 구속을 면했고, 마약 전과자로 전락한 박유천은 연예계를 떠났다.' 박유천과 황하나는 한때 결혼 얘기가 오갔던 연인 사이다. '연인-결혼약속-결별' 등 둘의 행보는 SNS와 언론을 통해 수없이 많은 논란과 이슈를 만들어냈다. 무혐의를 받긴 했지만 앞서 박유천이 4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고소를 당한 전력이 있고, 이런 배경 때문에 재벌가 외손녀와의 핑크 빛 기류는 대중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9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하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20만 560원을 명령했다. 앞서 지난 2일 박유천도 같은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징역 10개월 집유 2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재판부는 '단순 투약이 목적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수차례 필로폰과 향정신성 의약품을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은 점에 비춰 '면죄부'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실형을 가까스로 면한 두 사람은 깊은 반성과 떨리는 목소리에도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과거와는 단절되게 반성하며 살겠다. 그동안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선행하며 살겠다."(황하나), "정말 큰 죄를 지었구나를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면서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겠다. (사랑해주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진심으로, 다시한번 사과드린다."(박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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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숱한 비리의 연예인들이 자숙기간을 거쳐 슬그머니 복귀한 사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소속사가 먼저 뱉어버린 일은 없어 향후 연예인 계약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 왼쪽부터 정준영 최종훈 승리.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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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유천, 혐의 전면 부인하다 증거 나오자 말 바꿔 '계약해지' 부메랑

폭우는 멈췄지만 싸늘한 비판 기류는 여전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한 두 사람의 행적을 지켜본 대중의 눈에는 '법의 잣대'가 지나치게 관대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 남아있다. 황하나와 박유천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매수했으며 총 7차례에 걸쳐 함께 투약했다. 전력이 있는 황하나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박유천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더 따갑다. 함께 마약을 투약하고도 거짓말로 대중을 기만했다는 원죄 때문이다.

박유천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 검사를 통해 약물 투약 사실이 입증 되자 "자신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다. 그를 믿었던 팬들은 그가 "난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라는 두려움도 있었다"며 천연덕스럽게 반문하던 모습을 상기하며 허탈함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지은 죄에다, 신뢰까지 잃은 그는 소속사로부터 계약해지라는 극단의 따돌림을 감수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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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 검사를 통해 약물 투약 사실이 입증 되자 "자신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다. 아래 사진은 지난 19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황하나.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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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정준영-최종훈, '신뢰 파괴' 이유로 소속사서 외면 '사실상 퇴출'

연예기획사는 자사 아티스트의 연예 활동을 원활하게 하도록 조력하는 회사다. 일반적으로 스케줄, 이동, 홍보, 계약 등 매니지먼트 역할과 에이전시 역할이 주 업무다. 물론 여기에는 배우나 가수가 개인 신상에 문제가 생겼을때 소속사가 완벽한 울타리 역할을 해준다는 약속이 암묵적으로 포함돼 있다. 만일 위기에 처했을 때 보호해주지 않는 소속사로 인식된다면 다른 아티스트들이 믿음을 가질 리 없다. 물론 추후 이들의 재계약도 담보받기 힘들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는 '문제 연예인'일지라도 방패막이를 해온 게 사실이다. 당장 이해득실에는 불리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소속 연예인들을 적극 옹호하고 보호하는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적 역학관계를 고려하면 JYJ 탄생부터 멤버들의 끈끈한 조력자로 9년간 버팀목이 돼준 전 소속사 씨제스의 단호한 결별선언은 매우 상징성을 띤다. 최근 몇몇 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들과 계약을 해지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은 소속사의 일방 요구로 전속계약이 해지됐다.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두 달만의 일이다. 승리나 정준영 최종훈도 '신뢰파괴'를 이유로 소속사로부터 방출됐다. 스스로 은퇴 수순을 밟은 이들은 사실상 퇴출로 비친다. 그동안 숱한 비리의 연예인들이 자숙기간을 거쳐 슬그머니 복귀한 사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소속사가 먼저 뱉어버린 일은 없다. 적어도 '성(性)-마약' 연루 연예인들이 이제 더 이상 설 땅은 없어보인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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