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쿠바, 美외교관에 음파공격?…"뇌에 이상 확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쿠바에 머물던 미국 외교관과 가족들이 두통, 어지럼증, 청력 손상 등의 이상 증상을 호소해 조사한 결과 이들의 뇌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쿠바가 음파 무기로 이들은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를 통해 이상 증상을 보인 외교관 40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다른 건강한 48명의 뇌와 비교해 쿠바에 거주했던 이들의 뇌에 백질이 적었다. 이밖에 청각과 공간 시각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미세한 구조적 차이가 확인됐다.

조선일보

미국의학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뇌 각 부위를 연결하는 조직에서도 색다른 패턴이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래지니 버마 교수는 이러한 패턴이 지금까지 뇌 질환이나 부상에서 봐온 것들과는 달랐다면서 "의학적 미스터리"라고 했다.

다만 연구진은 환자들이 증상을 보이기 전에 촬영한 뇌 MRI 자료가 없는 것이 한계라고 인정했으며, 뇌의 변화를 초래한 원인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쿠바에 거주하던 미국 외교관과 가족들 중 다수는 곤충 울음이나 금속을 가는 것과 같은 소음을 들은 뒤 이상 징조가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이에 쿠바가 음파 무기로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지만, 쿠바가 부인하는 가운데 뚜렷한 증거도 없어 의혹으로만 남았다.

당시 여러 외교관들과 가족이 한꺼번에 이상 증세를 보이자 미국 정부는 하바나 주재 외교관을 절반으로 줄이고 미국 주재 쿠바 외교관 10여 명을 추방했다.

외교관들이 들었다는 소리가 중남미에 서식한 짧은꼬리 귀뚜라미의 소리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지만 이후에도 음파 공격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쿠바에 머무는 캐나다 외교관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으며, 중국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들 역시 같은 증상을 호소한 바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재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