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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넌 패자, 난 승자"…쑨양이 '악수 거부' 스콧에게 한 말은?[세계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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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쑨양(가운데)이 24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자신과 악수 및 사진촬영을 거부한 동메달리스트 던컨 스콧(오른쪽)을 지나치고 있다. 제공 |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광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쑨양은 뭐라고 했을까.

쑨양과 기념촬영을 또 거부한 선수가 나타났다. 영국의 단거리 강자 던컨 스콧이 쑨양을 외면했다. 쑨양은 2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경영 3일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따냈다. 사실 쑨양은 이날 레이스에서 2위로 들어왔으나 1분44초69를 기록하고 맨 먼저 들어온 리투아니아의 다나스 랍시스가 부정 출발로 공식 기록에서 제외됨에 따라 쑨양이 결국 1위가 됐다.

이후 시선은 시상식에 고정됐다. 이날 남자 자유형 200m에선 일본의 마쓰모토 가쓰히로가 1분45초22로 은메달을 땄다. 동메달이 두 명이다. 1분45초63을 기록한 러시아의 말류틴 마르틴, 그리고 스콧이 공동 3위다.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틀 전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은메달리스트인 맥 호튼이 우승한 자신과 기념촬영은 물론, 시상대 위에 오르는 것조차 거부한 것을 아는 쑨양은 이번엔 나머지 3명에게 두 차례나 악수를 청하며 예의 있게 다가갔다. 그러나 쑨양의 손을 뿌리친 선수가 나왔고, 그가 스콧이었다. 쑨양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뒤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 스콧에게 위협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비난했다.

스포츠서울

영국의 던컨 스콧(오른쪽에서 첫 번째)이 24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도핑 논란에 휘말린 금메달리스트 쑨양(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판하는 의미로 쑨양과 기념촬영을 거부하고 있다. 제공 |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스콧은 시상대 오르는 것 자체를 거부하진 않았다. 중국 국가가 울린 뒤 또 한 번 쑨양이 발끈했다. 마쓰모토와 마르틴은 1위 시상대에 올라 쑨양과 기념 촬영을 한 반면, 스콧은 거부한 것이다. 스콧은 쑨양이 아닌 반대편을 쳐다보며 무언의 시위를 했다. 장내엔 박수 갈채가 터져나왔다. 그를 위한 지지였다. 이후 메달리스트들은 단상에서 내려와 수영장 옆에서 다시 기념촬영을 한 번 더 한다. 이 와중에 쑨양이 스콧을 향해 어떤 말을 하고 나섰다. 영국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쑨양은 스콧에게 “넌 패자다. 난 승자야, 그렇지?”라고 외쳤다. 수영장 앞 기념촬영에서 스콧은 역시 따로 떨어져 포즈를 취했다.

지난 2014년 금지약물 복용으로 중국반도핑기구에서 3개월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던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 샘플을 깨트린 의혹을 받고 있다. 조만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재판에 받을 예정이다. 호주와 미국 등 서구 선수들은 두 번째 도핑 논란을 일으킨 쑨양을 같은 경쟁자로 보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 앞두고 쑨양에게 직격탄을 날린 미국 여자 평영 선수 릴리 킹은 “호튼이 쑨양과 세리머니를 거절한 뒤 선수촌에서 200여명의 박수를 받았다”고 했다.

쑨양이 금메달을 딸수록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수영 종목 자체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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