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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러 군용기 오전 9시 두차례 영공 침범 우리군 “접근말라” 3백여발 경고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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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용기 독도 영공 침공 긴박했던 순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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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하지 말라. 경고사격 조치를 할 수 있다.”

23일 오전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공군은 F-15, F-16 전투기 18대를 번갈아 띄우며 두차례에 걸쳐 7분 동안 독도 영공을 침범한 러 군용기에 경고방송·사격 등 단계별 대응 조치를 했다.

23일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이하 정찰기) 1대는 오전 9시1분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무단 진입했고 8분 뒤인 9시9분부터 3분 동안 독도 영공을 1차 침범했다. 러 정찰기는 독도로부터 7마일(12~13㎞)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고, 이에 대응해 한국 공군은 전투기를 띄웠다. 합참 관계자는 “경고방송을 하면서 차단비행을 했고, 경고사격을 하는 단계별 절차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끼리 통신을 하는 방식으로 경고를 했는데, 공군의 경고 통신에 러 정찰기 쪽에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합참은 한국 공군 전투기가 러 정찰기 앞쪽 1㎞ 지점으로 회피용 플레어(열추적 회피 교란탄) 10여발, 기총 80여발을 쐈다고 밝혔다. 9시15분, 러 정찰기는 남쪽으로 기수를 틀어 카디즈를 빠져나갔다.

남하하는 듯하던 러 정찰기는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9시28분께 다시 카디즈로 들어왔다. 9시33분, 2차 영공 침범이 발생했다. 독도와의 거리는 8.5마일 정도였다. 공군도 2차 대응에 돌입했다. 플레어 10여발을 쏘고, 기총은 1차 침범 때보다 많은 280여발을 쐈다. 러 정찰기는 4분 정도 머물다 9시37분 우리 영공을 빠져나갔고, 9시56분 최종적으로 카디즈를 벗어났다. 합참 관계자는 “적대행위와 의도가 보이면 격추 사격까지 자위권 차원에서 실시하지만 이번에는 고도와 속도가 일정하고 큰 변화가 없어서 격추 사격까지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합동 비행을 하고, 러 정찰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과정에서 일본 방공식별구역 쪽으로 넘어가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해 일본 군당국은 일본 쪽 구역에서 대응을 했다고 전해진다. 한-일은 그동안 실무협의를 통해 제3국 군용기가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할 경우 각자의 구역에서 감시비행 등 대응을 하기로 합의했고 이번에도 그런 협의 내용을 따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에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정찰기에 대해 “감시 경보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정찰기가 무장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앞서 카디즈에 진입하고 합동 비행을 한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에 대해서는 “기종은 폭격기인데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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