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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수한의 리썰웨펀]러시아의 큰 그림? 韓영공 침범에 '독도는 한국땅'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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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조기경보기 사상 첫 韓 영공침범

-"러 폭격기, 침범안해" 교묘한 말장난

-韓공군 즉각 출격해 380발 경고사격

-세계에 '독도는 한국땅' 인증한 결과

헤럴드경제

23일 오전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한 중국 H-6 폭격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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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과연 러시아의 큰 그림이었을까. 지금 온라인 상에서는 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이 한국을 위해 러시아가 꾸민 해프닝이라는 우스개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사실이 더욱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에 대한 비판적 풍자이기도 하다.

한 누리꾼은 23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러시아가 독도쪽으로 영공 침범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전 세계에 인증시켜주려고"라고 썼고, 이에 누리꾼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 이날 벌어졌다.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자 우리 공군이 즉각 대응에 나서 360발의 기관총을 발사했다. 일본은 나중에 러시아와 우리나라를 상대로 항의했다. 그러나 한국의 독도 실효적 지배 사실만 더 강화됐을 뿐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중국 H-6 폭격기 2대가 이날 오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고 이어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가 KADIZ를 침범한 뒤 중국 폭격기 2대와 합류해 나란히 KADIZ '침범'을 계속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 F-15와 KF-16이 출격해 경고방송과 차단기동을 하자 이들은 물러섰다. 그런데 갑자기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나타나 독도 상공에 진입, 결국 한국 영공을 침범하는 중대한 사태를 일으켰다. 영공은 공중의 영토라는 개념이다. 외국 항공기가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우리 영토를 무단 침범한 것이다.

외국 항공기가 이런 식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긴급 발진한 우리 공군 전투기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경고방송을 반복한 뒤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80여발의 기관총을 발사했다. 한 번 방아쇠를 잡아당기자 80여발이 연발로 길게 발사됐다. 이윽고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우리 영공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잠시 후 다시 이 비행기가 우리 영공으로 다시 들어왔다.

이번에는 우리 군의 대응사격에 한층 강도가 더해졌다. 이번에는 280여발을 연발로 3회에 걸쳐 나눠 발사했다. '타다다', '타다다', '타다다' 소리가 독도 상공에 울려퍼졌다. 앞서 80여발을 발사했을 때보다 훨씬 긴장도를 높인 발사라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우리 공군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한 외국 군용기에 경고 사격을 한 것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러시아 군용기는 그렇게 두 차례 독도 영공을 침범한 뒤 영공을 빠져나갔다.

이번 사건으로 독도 영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국 영토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한일 경제전쟁이 한창인 시점에 러시아가 갑자기 나타나 독도의 진정한 주인이 누군지 기습 확인한 셈이 됐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사건과 관련, "러시아의 폭격기가 타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교묘한 해명을 내놨다.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은 러시아의 조기경보통제기인데 이를 언급하지 않고 KADIZ만 침범한 폭격기만 언급한 것이다.

이런 말장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범으로 새롭게 확인된 사실은 분명하다. 독도 영공이 침범당하자 우리 공군이 즉각 출격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즉각 경고사격을 했다는 사실이다.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다케시마 영유권을 주장하던 일본은 정작 이번 사건에서 총을 쏘지 못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하고 이에 한국 공군기가 경고사격을 한 것과 관련해 "자위대기의 긴급 발진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러시아 군용기가 2회에 걸쳐서 다케시마 주변 영해를 침범했다"면서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영토로서 일본 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일본 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해 왔으며 우리측은 이를 일축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23일 자국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중국 공군과 장거리 연합 초계비행 훈련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훈련에 대해 제3국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며, 세계 안정과 협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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