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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6411번 투명인간들, 故 노회찬이 바꿔놓은 것? "내 이름, 내 사진 들어간 출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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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7월 23일 (화요일)

■ 대담 : 김영숙 국회 환경미화노조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6411번 투명인간들, 故 노회찬이 바꿔놓은 것? "내 이름, 내 사진 들어간 출입증"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1년 전 오늘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한데요. 노회찬 의원이 '투명인간'이라고 부르며 안타까워했던 노동자들에게도 오늘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일 겁니다. 노 의원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던 분이었죠. 국회 환경미화노조 김영숙 위원장, 그리고 사무국장님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영숙 국회 환경미화노조 위원장(이하 김영숙)>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시작하면서 노회찬 의원의 생전 육성을 들었는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김영숙> 역시 노회찬 의원님답습니다. 그리고 정말 투명인간으로서 저희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도록 해주신 분이시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오늘 새삼 느끼게 됩니다.

◇ 이동형> 6411번 버스 연설을 하면서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다,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이다, 한 달에 85만 원 받는 이분들이 투명인간이다,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요. 노 의원이 이렇게 말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영숙> 물론 딱 맞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희들의 이야기고, 제 얘기입니다. 저희가 새벽에 아무도, 직원들 출근하지 않았을 때 새벽에 일찍. 집 먼 사람은 2시, 3시 반. 저 같은 경우는 4시 반에 일어나서 국회의사당에 출근하게 되는데, 정말 캄캄한 건물에 들어오면서 저희들이 일을 국회의원들이나 국회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다 해놓아야 와서 업무를 보시니까요. 정말 아무도 없을 때 일을 하니까 투명인간, 곧 제 얘기입니다.

◇ 이동형> 아까 우리 제작진에게 국회 출입증 자랑을 하셨다고 해요? 본인 이름이랑 사진이 들어간 거요. 그전에는 없었습니까? 출입증이?

◆ 김영숙> 그때는 각자 얼굴에 국회사무처라는 로고가 새겨지지 않았었고, 저희들이 어쨌든 색깔도 달라졌고, 출입증 자체가요. 그래서 지금 처우 좋아진 것은 여러 가지로 이 시간에 말씀드릴 수 없어요. 너무 많기 때문에. 저희가 사무처 정식 직원이 된 겁니다.

◇ 이동형> 그 출입증이 굉장히 자랑스러우시겠네요?

◆ 김영숙> 물론입니다. 첫 날, 출입증을 받았을 때 잊지 못합니다. 그 감격하고, 감동을요.

◇ 이동형> 지금은 정식 국회 직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예전에는 비정규직이셨습니까?

◆ 김영숙> 그렇죠. 비정규직이었죠. 그러면서 저희가 어쨌든 많은 의원님들이 도와주셨고, 또 노회찬 의원님이 저희들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들으시면서 저희들, 청소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국회 안에서도 많이,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의원님들도 많이 가지시면서 저희가 국회 직원이 됐잖아요? 그러면서 어쨌든 그 변화는 굉장히 큽니다. 저희들 대하는 국회 직원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국회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보고 들어오시는지, 저희들에 대해서 외부인들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공무원분들도 저희들을 국회의 직원으로 정식으로 대하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 이동형> 정식 직원이 된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 김영숙> 2017년 1월 1일부터 됐습니다.

◇ 이동형> 얼마 안 됐네요?

◆ 김영숙> 네.

◇ 이동형> 그전에는 계속 비정규직으로 계셨고요?

◆ 김영숙> 그렇죠.

◇ 이동형> 지금 위원장님 15년차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한 13년은 비정규직으로 사시다가 정규직이 되셨네요.

◆ 김영숙> 그렇습니다.

◇ 이동형> 아까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출근하신다고 하셨잖아요. 더 빨리 나오시는 분은 2시에도 나오고요.

◆ 김영숙> 집이 성남, 부천, 의정부 쪽. 그분들은 더 일찍 출발하십니다.

◇ 이동형> 뭐 타고 나오십니까, 그러면?

◆ 김영숙> 새벽 첫 차 타고 오셔서 환승해서도 오시고요. 이렇게 오시죠.

◇ 이동형> 퇴근시간은 그러면 어때요?

◆ 김영숙> 퇴근시간은 저희가 대중교통 이용하죠.

◇ 이동형> 그러면 그전, 비정규직으로 계실 때는 청소 시간도, 노동시간도 많으셨겠습니다?

◆ 김영숙> 청소 저희들 전에는 용역 때 오후 5시에 퇴근한 적도 있고, 4시에 퇴근하고요. 국회 직원이 되면서 지금은 3시에 퇴근합니다.

◇ 이동형> 많은 언론 보도들이 있었습니다만, 식사할 장소도 마땅치 않다, 이런 얘기도 있었거든요? 식사 시간도 마땅치 않았다, 정해진 게 아니다, 이런 얘기도 있고요.

◆ 김영숙> 네, 용역 때는 저희들이 억압을 많이 받았죠. 국회의사당 내 건물이 여러 건물이 있잖아요. 그런데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게 하지도 않고, 그 건물에서만 일하고, 그 건물에서 밥을 먹게끔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식당이 국회 안에 여러 건물에 다 있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자유롭게 다니면서 식사도 하고, 동료들과도 시간이 있을 때 담소도 나누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1년 전 노회찬 의원의 마지막 가는 길 배웅을 하셨잖습니까? 국회 청소노동자분들이요. 어떻게 해서 그렇게 한 겁니까?

◆ 김영숙> 국회 안 의원님들이 300명 계시잖아요. 다른 의원님들도 물론 잘해주셨지만, 우리 故 노회찬 의원님께서는 특별히 잘해주신 분이에요. 저희가 2016년도의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게 저희 노조사무실하고 휴게실 퇴거하게 될 때쯤에 운명처럼 노회찬 의원님이 저희 점심에 초대해서 함께 간담회를 하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요.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어쨌든 애로사항이 없느냐, 도와줄 게 없느냐, 그러면서 얘기를 자연스럽게 했어요. 그랬더니 그러면 나중에 정말 노조사무실이나 휴게실이 없으면 당신 사무실에 와서 같이 쓰자는 그 말씀에 굉장히 저희들은 큰 힘을 얻었죠. 왜냐하면 그렇게 말해주신 분이 없었고, 어쨌든 퇴거하라면 오갈 데 없이 그냥 한 구석진 자리에서 쉴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노회찬 의원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저희들이 그 이후에 노조사무실하고 휴게실도 번듯하게 좋은 곳으로 만들어주셨고요. 그러면서 의원님 말씀을 저희가 계기로 해서 직접 고용하는 데도 밑거름이 됐죠. 2016년 연말에 저희가 직접 고용이 되는 길에 길잡이 역할을 해주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이동형> 그랬기 때문에 마지막 길을 우리가 배웅하자, 이렇게 된 거군요? 네. 사무실을 같이 쓰자, 이 말이 빈말이었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가슴 뭉클한 이야기였을 것 같습니다.

◆ 김영숙> 그런데 노회찬 의원님이 평소에 저희들한테 대하시는 게 지나가면서도 이렇게 바쁘시니까 의원님들이 스쳐 지나가실 수도 있잖아요. 사실은. 그런데 노회찬 의원님은 우리들이 눈에 띄면, 작업복 입고 눈에 띄면 당신이 먼저 가까이 와서 저희들에게 수고하신다고 손도 잡아주시고, 다정하게, 따뜻하게 대해주셨기 때문에. 그분의 그런 기억들은 저희들이 영원히 잊을 수가 없죠.

◇ 이동형> 1년에 한 번씩 장미꽃도 선물했다고요?

◆ 김영숙> 네, 여성의 날에요. 저희가 국회 들어와서 장미꽃 받은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다같이 받으셨습니까?

◆ 김영숙> 그렇죠. 카드도 보내주셨고, 연말이면 연하장도 보내주셨고, 저희가 잊을 수 없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투명인간이라는 것을 저희가 몸소 느끼면서 일을 했거든요. 용역 때는. 그렇기 때문에 투명인간이라는 얘기를 의원님이 직접 이렇게 얘기해주신 것은 저는 처음이고요. 그 투명인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제 얘기거든요. 그랬기 때문에 그분이 어쨌든 평소에도 그러셨고, 마지막 날도 계획은 없었어요, 사실은. 우리가 인사는 해야겠다고 해서 저희가 인사를 하게 된 그런 계기가 된 거죠.

◇ 이동형> 노동자분들이 가끔 한 번씩 모일 때 노 의원 얘기도 하겠습니다?

◆ 김영숙> 그렇죠. 특히 여성의 날이라든지, 저희 노조사무실에 온다든지, 또 휴게실 옮긴 장소 있죠? 엊그제도 저희가 거기 가서 우리가 이렇게 왔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이동형> 노회찬 의원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재단이 만들어졌는데, 재단 설립을 위원장님께서도 제안했다, 맞습니까?

◆ 김영숙> 네, 감히 영광스럽게 제안자로 제가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제안하신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영숙> 저희가 국회 청소노동자들은 국회 안에서 의원님하고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의원님은 안 계시지만 그래도 그 안에 저희가 제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미약하지만 힘이 되고, 또 같이 제가 제안자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 마음이 지금도 생각해보면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이동형> 노 의원이 생전에 언급한 6411번 첫 차 속 무명의 아주머니들. 그 가운데 국회 환경미화원들도 계십니다만, 일단 국회 환경미화원들은 처우가 상당히 좋아졌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요. 아직도 예전 비정규직 그대로 아침 첫 차를 타는 분들도 계실 거 아닙니까? 그분들의 처우도 나아져야 할 텐데요. 그분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회. 아마 우리 위원장님도 달라지기를 바랄 텐데요. 어떻게 달라졌으면 합니까?

◆ 김영숙> 저희도 용역을 한 30여 년 이상 회사에 소속되어서 일을 했잖아요. 국회의사당을 청소함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의 노동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직접 고용이 되어야 합니다, 우선. 그래야 노동이 존중받고, 고용에서 불안을 느끼지 않으려면 직접 고용만이 답입니다. 이 땅, 대한민국의 청소노동자들이 용역에 속해 있으면서 그 설움과 아픔을 겪는 것은 지금도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직접 고용이 되어서 우리 국회 청소노동자들처럼 노동이 존중받고, 불안해하지 않고, 정년 때까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그런 바람을 가져 봅니다. 직접 고용이 되어야 합니다. 용역은 청소노동자들, 특히 중장년들이 일하는 직종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려면 무조건 직접 고용이 되고, 그 안에서 저희들이 노동의 존중을 받고, 가치를 느끼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 이동형>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는 고용 불안, 적은 급여, 이런 문제도 있었겠습니다만, 일에 대한 자부심도 많이 떨어졌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정규직이 되면서 어디 가서 당당하게 국회에서 청소한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고, 존중을 받는구나, 이런 생각도 들 수 있고, 그런 거 같습니다.

◆ 김영숙> 네, 맞습니다. 아들이 지금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지금 저도 어딜 가든 국회에서 일한다는 것을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국회 안에서도 몇 천 명이 하루에 왔다 갔다 하는데, 그분들한테 전에는 투명인간처럼 살 때, 그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때는 저희들이 의기소침해서 뒤로 숨고, 부끄러워하고 했는데, 지금은 아주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애사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청취자 댓글 좀 볼까요. GSJ22님께서 "노 의원께서는 가셨습니다만, 우리 모두 그 뜻을 잃지 말고 힘내서 살아갑시다" 라는 의견 주셨고요. 그리고 이승희 님께서 "오늘 이 시간 감동입니다. 위원장님 정말 말씀 잘하시네요." 이렇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또 김추호 님께서 "노 의원님이 심은 씨앗의 열매를 어머님들의 모습으로부터 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오늘 출연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우리 사무국장님은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어요. 창피하세요? 말씀을 안 하시겠다고. 알겠습니다. 오늘 장시간 방송 출연이 생소할 수도 있는데,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영숙> 감사합니다.

◇ 이동형> 네, 국회 환경미화노조 김영숙 위원장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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